독선을 막지 못했다
- 김용기
해 말고 들어갈 수 없는
독점적 영역
하늘에 예상 밖의 큰 여백이 생겼고
불공정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달팽이처럼 혼자 지나가도
느린 하늘의 비효율을
누구랄 것 없이 말하지 못하는
소심함
철없는 새 몇이 낮게 날아다닐 뿐
어두움 탓이겠지만
낮의 반대쪽에는 별들이 촘촘했고
달을 물로 본 탓이다
먼 곳으로 긴 똥을 쌌고
별의 오줌은 풀 섶에 맺혔다
해 뜰 무렵 뒷걸음질
별이 떠난 그때를 새벽으로 불렀는데
해의 독선에 대하여
가을이 됐으나 변함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