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의 끄트머리에 있을 때
숨비소리
- 김용기
호이 호오이
부푼 풍선처럼 아슬아슬
망태만큼 무거웠던
숨을 살리기 위해
살았다는 신호를 내기 위해
해녀는
넣어 두었던
숨비소리를 꺼냈다
포물선 꼭대기는 해녀에게
숨의 막바지
숨비소리의 끄트머리다
삶의 끝
어디가 끝인지는 끝내
비밀이었다
삶이 급박하여
숨비소리 내는 사람들이
가봤다는 곳은 깊었다
해녀의 사연만큼
하소연도 길었다
숨이, 호이 호오이
해녀의 숨비소리처럼
제 소리를 귀로 들었다면
살았다는 신호
알아차렸으면 막바지로 알고
삶을 흐느끼는 사람들이
살아 있음을
알아차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