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숨비소리

- 절망의 끄트머리에 있을 때

by 김용기

숨비소리


- 김용기



호이 호오이

부푼 풍선처럼 아슬아슬

망태만큼 무거웠던

숨을 살리기 위해

살았다는 신호를 내기 위해

해녀는

넣어 두었던

숨비소리를 꺼냈다


포물선 꼭대기는 해녀에게

숨의 막바지

숨비소리의 끄트머리다

삶의 끝

어디가 끝인지는 끝내

비밀이었다


삶이 급박하여

숨비소리 내는 사람들이

가봤다는 곳은 깊었다

해녀의 사연만큼

하소연도 길었다


숨이, 호이 호오이

해녀의 숨비소리처럼

제 소리를 귀로 들었다면

살았다는 신호

알아차렸으면 막바지로 알고

삶을 흐느끼는 사람들이

살아 있음을

알아차렸으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