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유의 방법을 찾다
뾰루지
- 김용기
건드리면 성날 것 몰랐을까
그걸 건드렸다
내버려 두면
뾰루지 노랗게 익어서
어렵게 딸 필요도 없이
대추나무 가시 하나 끊어다가
톡
그 쉬울 일을 키웠다
더러운 손으로 만졌을 때
뾰루지는 커졌다
건드릴 때마다
욱신욱신
날마다 도졌고
고약으로도 듣지 않았다
성난 뾰루지를
익을 때까지 놔두라고 했다면
남
슬쩍슬쩍 스치는 곳
가족이라면 약을 발라줬어야 했다
그걸 그냥 놔뒀다
의사 말대로
수술할 것까지는 없었지만
급한 성질 못 이겨
키웠으니
오른 독 가라앉아 차분해질 때까지
참는 것은 제 몫이다
살면서 그깟 뾰루지 하나쯤
나고 낫고
이번에도 그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