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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

- 배려가 사랑이다

by 김용기


남방


- 김용기



서방보다 낫다

서방보다 백 배 낫다

시원하다


뭉친 어깨를 내 보였을 때

한쪽 눈은 TV와 키득거렸고

거기가 아니라고 알려 줘도

이쪽 손은

저쪽 손이 하는 짓을 모르고 있었다

엉뚱한 곳 주무르다니

부아를 삭였다


마누라를 무쇠쯤으로 아는 서방

버릴 수는 없고

안마기 한 대 덜컥 샀다


얼마냐고,

그다음에 물어봐도 될 일을

굳이 첫 질문으로 던지는 옹졸함

씰룩거리는 입꼬리에

인정머리 없음이 붙어 있었다

그 아비의 그 자식이라는

시어머니 핀잔이

복장 터진 속을 시원하게 했다

오늘부터 남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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