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행의 오도송
풍경소리
- 김용기
살생의 욕구까지 연단
두 귀 쌓이는 굳은살
바람도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는
고행의 소리
처마 끝 말린 붕어 한 마리
매달려
쨍그랑 쨍그랑
공양간 행자야 아직
자글자글 끓는 냄비 속 매운탕이
꿈속을 유혹, 들락날락
합장에 품격 더하는 소리쯤으로
저 소리 액세서리가 될 수는 있겠다
계 받기 전이니
어설픈 믿음이야 그렇다 치고
불심을 탑만큼 쌓은
선승들 새벽마다 우는
더 큰 목어는 또 어떤 의미인가
세월 묵어도
내려놓지 못하고
끊임없이 등장하는 육욕의 흔적들
검버섯 짙어도
엎드리지 않으면 파고드는
페로몬 향수 한 방울
바람 흔드는 오도송
죽은 붕어의 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