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학 개론
- 김용기
토종은 흔치 않다
열에 아홉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뜨내기가 분명한데
제 집 안방 드나들 듯
온 동네 휘젓고 다니는 넉살은 있다
놔두면 아무 데나 기웃거리고
여름 배앓이하듯 한바탕
하늘 뒤집어 놓을 때를 생각하면
도무지 상종 못할 족속
좁아진 하늘에
가을 식은 해 따라다니다가
헛발에 제 몸 강물에 빠지는 저녁
내 안 먹구름이 덩달아
알라딘의 요술 램프로 빨려 들어가 듯
평온해지면 꿈이 깨지고
먹구름 벌떡 일어날까 두려워
자다가 일어나
오줌 싸는 일도 참는 서러운 나이
아침이 저려 바르르 떠는 하순(下旬)
점처럼 잇는다
떠난 구름을 찾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