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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 그분의 거미줄은 피할 수가 없다

by 김용기

거미줄


- 김용기



거미줄은

푸줏간 불빛 닮은 색으로

치환되었다

벗은 여자들이 붙잡혔고

슬픔도, 컵라면 냄새와

일부 빠져나가지 못한

어두운 밤바람과 함께 거기 묶였다

졸음 섞인 성경 몇 줄도

읽다가 버린 듯

스크린세이버 거미줄에

걸려 있었고


알고리즘이 알아챘다

템프러리에는 발자국이 찍혔고

과학 수사대에 갈 것도 없이

착한 늑대와

나쁜 늑대 모두

밤샌 거미줄에 걸려있었다

미련한 나만 못 봤다

육조(六曹) 순라군 피한 도둑들

이곳까지 도망쳐왔지만

진화된 거미줄은 최신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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