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은 선천성 무죄
꽃은 무죄
- 김용기
시끄럽거나 말거나
꽃은 피었다
듣고도 못 들은 척,
그랬는지 알 수는 없다
더러운 냄새가 나거나 말거나
삐쭉이 꽃은 피었고
속도 없이
하필 쓰레기 더미 옆에서
온갖 감언이설
예쁘다는 말로 치근덕거릴 때도
헤벌쭉
몸 파는 영업용으로 오해
돈 받는 걸 본 적 없다면
꽃의 죄는 확실히 기각이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봄이 왔고
꽃이 피었다면
가스라이팅이 다분한데
꽃이 무턱대고 달력을
쫓아만 가는 스타일 아니었므로
무죄, 방면은 합당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