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욱에 대하여
응징
- 김용기
그것도 고속도로에서
깜빡이 없이 끼어든
버르장머리 없는 차가 있다면
그냥 뒀을 리 없다
안전거리 무시하고
똥구멍에 대가리 바싹 들이미는
분풀이
후다닥, 같은 방법으로
우측으로 나갔다가
깜빡이 없이 대가리 욱여넣어
아까 거기 끼어들기 성공하기까지,
그렇다면 풀렸을까
설교 잘 마친 신부님이거나
부처님 만나고 나온 주지스님
새벽기도 끝난 전도사님
혹은 교장선생님 사모님
예식장 나선 예쁜 신부님일지라도
예외 없이 돌진
분노에 대한 응징
그 욱
파리 앞발 싹싹 비비듯
제발 그러지 말라고 당부하는
경찰서장님도 무시
마약범의 작전이라면 몰라도
객쩍은 오기
어설픈 응징의 결말
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