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려면,
밀어내야 산다
- 김용기
밀어내야 산다
눌러앉아 있으면
탈 난다
종4품 숙원(淑媛)이
일곱 계단이나 뛰어 올라
정1품 내명부 빈(嬪)에 올랐다
밀어내기 한 판승
원자(元子)를 얻었다
절치부심,
아픈 이(齒)는 부산물이다
밀어내야 사는 것 중에
스모만 있는 게 아니다
생각 없이 살지만 똥이 있다
밀어내면 금(金)
버틴다고 놔두면 병(病)된다
꽃이 그렇다
벚꽃에 밀린 개나리
밀림을 순순히 받아들였는데
지는 목련을 본 뒤다
세상 냉장고에는
밀어내지 못한 것들이 태반
마누라들 욕심만큼 있었다
몰래 버릴 때
쑥스러움이 따라나섰다는 것은
패배를 인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