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개

by 김용기

덮개


- 김용기



고작 네 죄 덮어주기 위해

손등에 못 박히며

그날 내가

그렇게 울부짖었던 것이냐


숙인 머리 아래로

흘리던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며

무너질 듯 요동치던 어깨

헛것 본 것이라면

내가 잠시 숨을 붙잡고 있으마


그러마

네 죄가 내 죄니

언제든 덮개가 되어주마


덮개 밑에서

숨 쉬기

눈 뜨기 힘들어 고통스럽거든

두드리거라

환한 곳 나올 때까지

네 뜻대로

기다려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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