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by 김용기

고백


- 김용기


미움이 몇 년째 가슴 깊숙이

티눈처럼 박혀있는 것에 대하여

모르는 척 해도

얼굴은 속일 수 없는 듯

가슴 쓰림은 남모르는 비밀이 되었다

지금껏 마스크가 가려주어

대수랴 싶었는데

메추리알만큼 자라나더니

쟁반만큼 커졌다

스스로 키웠으니

남 탓할 일도 아니고

티눈 도려낼 때처럼

아물어도 원망 못 할 상처는 남을 듯

장마 때 떠내려 온

솟은 지뢰같이 아슬아슬한 요즘

미움이

내 안 그렇게 버티고 있다

말 한마디 꺼낼 그 몇 초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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