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다물다

- 대금굴 앞에서 나이 버러다

by 김용기

입 다물다


- 김용기



뒷짐 지고

느린 팔자걸음으로 다녔다

시비를 걸어오다니

웬만하면 누가 뭐라지 않는

경로우대증 내미는 나이

예순다섯이다


여름 석회동굴이

5억 살이 넘었다는 안내원 말에

슬그머니 뒷짐 풀었다


손가락 마디의 반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는데

이백 년 걸린다니

팔자걸음 엉거주춤 고쳐 걸었다

눈물로 쌓아 가는

저들 어둠 속 그리움 앞에서

어설픈 아이 흉내는 경의의 표시

진지하게

아내의 손을 잡았다


주마등처럼 지나간 인생이라니

이제 시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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