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距離)

- 차이

by 김용기

거리(距離)


- 김용기



제 처지를 알았을까

털 빠진 닭처럼

움츠러들었다

갈대가 잎 마른 소리를 냈고

나뭇잎 밟을 때마다 환호했지만

뒷짐 진 남편은 짐짝이었다

노란 은행잎에

공학적으로 다가서는 고집

이번 가을도

어색함은 변하지 않았다

제 탓 아닌 응어리는 사소했고

관솔처럼 뭉친 어깨는 풀리지 않았다

가을은 몇 번이나 남았을까

긴 숨

좁혀지지 않는 차이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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