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도 고욤

by 김용기

나도 고욤

- 김용기



이파리는 떨어지고

가는 나뭇가지 사이사이

센 바람이 앉아

무서리보다 고단한 외로움 흔들 때

끝내 견딘 언 고욤을 만났다면

고욤나무 아래에 서서

이름이 뭐냐고

따지듯 묻지 말자

접붙이기 전 감나무의 어미였다

익은 홍시가 흔한 세상에서

못 이룬 꿈 아쉽고

무시는 참아냈지만

동지(冬至) 고욤에게

주렁주렁 매달렸다는 손가락질은 멸시

딸린 가족 많을 텐데

할 말이 어색하여, 우와

이 한 마디 슬쩍 던져주었다면

살리는 의사 맞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짜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