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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by 김용기

숟가락


- 김용기



쓰윽 밀고 들어갔고

윗입술 얇게 스치며 나왔으나

식탁 위 괜찮았던 향기들이

뒤섞였을 때

유쾌한 냄새 아니었을 텐데

그걸 꼬박꼬박 지켜보았을 숟가락은

표정이 밝았다

신통했으며

그깟 한 숟가락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키워준 공 잊고 살았는데

숟가락이 칠 할

젓가락이 이 할

내 입의 공이 일 할은 되었다

당연한 게 어디 있냐는 자문

생각을 비비고 들어가니

이 만큼 크는데

고마운 것들이 줄줄이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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