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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 김용기



추운 겨울

담 밑에 앉아 연을 날렸다

멀리

제 연이 높이 오르기를 바라는 경쟁은

서로 드러내지 않았다


실이 짧거나

딴전 부리며 다른 곳 바라볼 때

연은 날지 않았다

떨어지면 감아주고

거침없이 높아질 때는 놓아주고

기울면 종이하나 붙여 주고

연만 바라보았다


연은 추위를 즐겼고

바람은 주로

겨울방학에 불었다


누워서 옛날생각 하다가

신앙생활이

정확하게 연 닮은 것을 알고 움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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