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 김용기
헉헉거리며 왔는데
내 앞에서 덜컹 문이 닫혔을 때
마감은 절망의 통지서였다
시시덕거리는 웃음은 남들 것
들리지 않았다
낙담하여 뒤돌아 섰을 때
살아야 할 이유가 멈추었고
귀 막고 살던
딱지가 아프게 자라던 때가 그때다
기대했던 것들은
문 닫히던 그때 모두 묻혀 버렸다
이명으로
분함이 똬리를 틀었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시간이 열렸고
어쭙잖은 기도가 기적을 이뤄 냈는데
눈물이 뜨거워진 것
쓴 나승개 뿌리가 단 봄나물 되듯
변한 것
해 볼 것이 그것밖에 없던 그때
어떻게 그게 답인 줄 알고
엎드렸던 것인지
버린 분노가 어디 있는지
그것은 여전히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