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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 Jan 29. 2024

찐팬이 없는 스타트업에 미래는 없다.

< 굳이 스타트업을 하는 진심은 무엇인가?...>

해당 질문에 스타트업을 창업했거나,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스타트업에 도전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은 바로 답변하기 힘들 겁니다. 혁신적인 것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도전하기 위해서? 해당과 같은 단순한 답변들이 대부분 일 것이고, 장황하게 늘어 논다고 해도 결국 사업에 진심이라기보다는 "수단"에 진심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스타트업들의 "창업배경"을 보면 이 부분에 진심인 것을 피력하고 대변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 진심 또한 사업을 하다 보면 변질되고 수단에 가까워지는 것 또한 늘 "돈"과 연계되어 있어 안타까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 그럼 진심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진심은 엄청나게 대단한 것, 그리고 희생을 기반으로 사명감을 가지는 것을 진심이라고 필자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는 이 사업이 어떤 것에 진심이고 무엇을 찐으로 리소스를 투여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짚고 나아가고 있다면 그것이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언급한 "단순함"은 항상 "WHY"가 돈으로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맞지 않다고 이야기드린 부분입니다.


우리가 하려는 비즈니스 안에 이 진심이 있어야지만 팬들이 그것을 알아보고 움직이고 찾아오며, 그 진심에 대해 알아차린다면 찐팬 으로서 브랜드를 사랑하고, 브랜드를 대신해 홍보를 해주기도 하고, 비난적 여론이 발생할 경우 방어해 주는 든든한 파트너가 탄생하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수익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이런 진심에 다가서고 찐 팬을 확보한 기업이 있나요?...>

진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빼놓지 않고 나오는 기업이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라는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입니다. 바위에 구멍을 내는 자사의 제품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사업을 접고 등산의류를 만들기 시작한 회사입니다. 파타고니아의 몇 가지 사례를 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상식에 반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더욱 놀랍고 왜 "찐" 이구나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1. 회사를 먹여 살리는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환경을 해친다고 판단되면 생산을 중단시켰습니다.


2. 유기농 및 재활용 원료를 쓰면 단가가 적게는 몇 배에서 몇십 배까지 상승함에도 개의치 않고 직접 생산을 감행했습니다.


3. 환경피해가 적은 가공법, 쓰레기 재생 공법 등을 활용하여 지구 환경 및 사람에게도 유해한 물질이 생산되어 피해가 가지 않게 최소화하였습니다. 


4. 매장은 인테리어를 진행하지 않고 창고형태를 했으며 매장의 인테리어를 진행하지 않고 창고 형태로 운영했습니다.


5. 우리 브랜드의 새 옷을 사지 말아 달라는 불매 광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6. 5번과 맞물려 2013년부터 헌 옷을 재활용하고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헌 옷 커뮤니티를 통해서 파타고니아의 옷을 재활용해서 입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7. 내부적으로 실수나 잘못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노동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환경을 훼손하고, 소비주의를 장려하는 산업에 참여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며 스스로 과오를 스스럼없이 인정합니다.


위와 같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환경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들려면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이 필요합니다. (해당 반하는 행위에 따라 경쟁사와의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생기기 시작하죠.)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1985~1990년 사이 매출이 5년 만에 2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연평균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2022년 까지도 유지했습니다.


거기다가 파타고니아 제품을 사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가 흔히 입는 브래드인 나이키, 아디다스 보다 최대 30%가량 더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품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필자만 해도 타브랜드를 검색하고 타브랜드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진심으로 인해 여기에서 "찐팬" 들이 등장합니다. 


친환경인 척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에 신물 난 찐 팬들이 ‘사업은 지구를 살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파타고니아의 대의(大義)에 동의해 ‘가치 소비’에 나서는 것이며, 이런 찐 팬은 파타고니아의 진심인 진정성과 일관된 투명성에서 생성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진심과 찐팬을?... >

현재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나 비즈니스 있다면 우리의 진심과 팬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단순히 "트래픽이 높다"라는 부분을 팬으로 지칭하는 것은 매우 곤란합니다.


단적인 예로 할인, 쿠폰 만으로 끌려 들어오는 트래픽은 "팬" 보다도 단순 유저일 수 있고 이 할인, 쿠폰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은 "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팬 중에도 분명히 "찐팬"이 있을 겁니다. 이 찐팬과의 관계를 어떻게 더 찐한 관계로 형성하고 확대해 갈 수 있을지는 "우리가 발송하는 이 브랜드의 할인이나, 쿠폰이 찐 팬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매력적이고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내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만 찐팬을 확보할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진심은 1등과 꼭 똑같아야 나오는 것이 아니고 남들과는 다른 브랜드 철학과 관점이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의 진심은 이 찐 팬을 이해하는 곳에서부터 시작되고, 브랜드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찐팬에게 필요한 제품 및 서비스를 지속해서 내놓는 것으로써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향했던 진심을 진정성과 일관성 있게 그리고 작게, 좁게 시작해서 고객을 가까이하며 성장해야만 진심이 맞닿을 수 있습니다.


✓ 마치며

파타고니아의 사례만 들기는 했지만 "애플"과 "테슬라"도 찐팬을 만들어가는 좋은 사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두 브랜드 모두 찐팬들에게  "가치"를 명확히 소비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이 가치는 찐팬의 참여를 유도하고 찐팬은 기꺼이 이에 적극적으로 임해주는 아름다운 "과정"에 의미가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위에 나열한 "진정성" 및 "일관성"에서 반하는 실행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당근마켓의 경우도 최초의 진정성에서 엄청나게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끊임없는 성장과 투자라는 부분에 발목이 걸리면서 "수익모델"에 사 할을 걸 수밖에 없는 상태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안타까울 뿐입니다.


당연히 모두가 파타고니아 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는 또한 없습니다. 하지만 진심과 찐팬은 떼 놓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글을 나열하면서도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도 "진심"과 "찐팬"에는 너무나 멀어져 있어 늘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찐팬" 없는 서비스는 제목에도 나열했듯이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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