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트럭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램(Ram)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2028년, 브랜드 역사상 첫 번째 SUV가 공개될 예정으로 램이 픽업 전문 브랜드라는 기존 인식을 완전히 뒤흔들 준비에 나섰다.
이번 SUV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램이 브랜드 방향성을 전환하는 상징적인 모델로 꼽힌다.
스텔란티스 그룹은 미국 미시간주 워렌 트럭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하며, 픽업 브랜드로서의 유산과 전동화 시대의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정체성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파워트레인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아우를 예정이다. 전기차의 한계로 지적되는 충전 불편을 줄이면서도 전동화의 장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스텔란티스는 지프 그랜드 왜고니어에 REEV(범위 확장형 전기차) 기술을 적용해 성능과 효율의 균형을 증명한 바 있다.
REEV 시스템은 엔진이 바퀴를 직접 구동하지 않고 배터리를 충전하며, 모터가 주행을 담당한다. 결과적으로 약 800km의 주행거리와 600마력대 출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소음이 적고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기대할 수 있다.
내연기관 버전에는 3.0리터 트윈터보 직렬 6기통 허리케인 엔진이 유력하다. 최고출력 540마력 수준으로, 한때 램의 상징이던 HEMI V8 엔진의 감성을 이어받아 강력한 퍼포먼스를 구현할 전망이다.
차체 구조는 전통적인 바디온프레임 방식이 유력하다. 따라서 북미 시장에서는 쉐보레 타호, 포드 익스페디션, 토요타 세코이아 등과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견고함과 강인함을 내세우는 ‘근육형 SUV’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셈이다.
하지만 경쟁 무대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텔루라이드, 팰리세이드와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피하다. 특히 EV9이 급부상하며 대형 SUV 시장의 흐름을 바꾼 만큼, 램 SUV의 등장 역시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람의 REEV 기술이 ‘충전이 필요 없는 전동화’를 강조한다면, EV9은 ‘완전 전기 SUV’의 정체성을 내세운다. 전동화의 방향성에서 두 브랜드가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게 된다.
또 다른 변수는 현대차가 준비 중인 픽업 타스만이다. 본질은 픽업이지만 레저 중심의 SUV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램이 오프로더 감성을 내세운다면 타스만은 도심과 야외를 아우르는 실용성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신차 개발은 스텔란티스의 미국 내 130억 달러 투자 계획의 일부로, 미시간과 오하이오 지역에 약 9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 단순한 모델 추가가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과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다.
픽업 중심이던 램이 SUV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내연기관과 전동화가 공존하는 과도기에서 ‘강력함과 효율’이라는 두 가치를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028년 데뷔를 앞둔 램의 첫 SUV는 전통의 힘과 기술 혁신이 만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브랜드의 새 장을 여는 동시에, 현대차그룹과 북미 빅3 사이에서 어떤 존재감을 구축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