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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로줄 LED?"…지긋지긋 '라이트 바' 디자인

by 더타이틀
323_1079_1942.jpg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자동차 디자인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라이트 바 트렌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점차 식상하다는 반응과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한국디자인센터장 사이먼 로스비는 영국의 자동차 전문지 카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라이트 바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랜저, 코나, 쏘나타 등 다양한 모델에 라이트 바를 적용해왔지만 이제는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한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고객에게 진정성 있는 가치를 전달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23_1080_1958.jpg 코나. [사진=현대자동차]

실제로 현대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라이트 바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왔다.


아반떼, 아이오닉 6, 코나, 쏘나타 등이 대표적이며 곧 출시될 아이오닉 9 역시 테일게이트 전체를 감싸는 조명 라인을 통해 시각적 임팩트를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이 언제까지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23_1081_2011.jpg 콘셉트 쓰리. [사진=현대자동차]

로스비는 조명 디자인은 이미 정점을 지나고 있다며 과거 크롬 장식이 한때 유행하다 사라졌던 것처럼 라이트 바 역시 일시적인 흐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쓰리 콘셉트에서도 라이트 바를 연상시키는 조명 디자인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가 이 디자인 언어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조명은 여전히 차량의 존재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전기차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323_1082_2017.jpg 콘셉트 쓰리. [사진=현대자동차]

엔진 그릴이나 배기구처럼 전통적인 디자인 요소가 축소되면서 조명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중심축으로 떠오른 것이다.


아이오닉 5에서 처음 적용된 픽셀 라이팅은 현대차가 조명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아이오닉 6, 아이오닉 9, 팰리세이드 등으로 확산되며 단순한 기능을 넘어 빛으로 말하는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철학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도 이러한 시도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323_1083_2027.jpg 아이오닉 9. [사진=현대자동차]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라이트 바의 범용성이 오히려 디자인의 독창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급차부터 소형차까지 유사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차별성이 약화되고 시간이 흐르면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로스비의 발언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현대차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조명 기술을 기능성과 감성의 교차점에 위치시키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디자인을 넘어 운전자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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