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EV는 출시 직후부터 주문이 몰리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인도 이후 잦은 무상 수리와 결함 소식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초부터 열흘 사이에만 캐스퍼 EV에 대해 세 차례 무상 수리 공지를 발표했다.
대상 차량은 약 3만6000대로 통합충전제어장치 고장과 냉각회로 부품 불량, 전동브레이크 결함 등 핵심 부품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올해 들어서만 무상 수리는 벌써 다섯 차례를 넘었다. 4월에는 배터리제어시스템 통신 오류, 5월에는 공조장치 불량과 수증기 발생, 경고문구 출력 문제로 인해 라디에이터 교체가 진행됐다.
짧은 기간 내에 다양한 부품 결함이 연이어 보고되면서 품질 관리 체계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겪는 긴 대기 기간도 문제다. 캐스퍼 EV는 기본적으로 1년 이상, 트림에 따라 최대 2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어렵게 차량을 인도받아도 결함과 수리가 반복되니 만족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기 중인 소비자와 실제 이용자 간의 온도 차도 커지고 있다.
정비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다. 직영 서비스센터는 예약조차 쉽지 않고 협력점인 블루핸즈는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리가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
무상 수리와 리콜의 차이도 논란을 부른다. 리콜은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이 발생했을 때 국토교통부 통보로 진행된다.
반면 무상 수리는 안전에는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지만 결함이 발견됐을 때 시행된다.
캐스퍼 EV는 현대차가 소형 전기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 모델이다. 특히 젊은 세대와 첫 차 구매층을 겨냥한 만큼, 신뢰와 만족이 곧 성공의 관건이다.
소비자들이 수년을 기다려 어렵게 차량을 인도받고도 서비스센터를 반복적으로 찾아야 하는 현실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충성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