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스텐트 시술 과정은 이렇다. 이동 침대에 환자를 뉘고, 수술실로 들어간다. 오른손 손목동맥에 철사 같은 가는 관을 집어넣어 팔을 따라 심장 입구까지 삽입한 뒤 조영제를 투여하면 모니터에 심장 혈관이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의사는 그 화면을 보면서 막힌 심장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한다. 스텐트라는 것은 막힌 심장을 뚫어주는 가느다란 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막힌 혈관이 뚫리면서 피가 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심장 혈관은 이 스텐트를 불순물로 여기고, 스텐트에 피가 엉기게 하여 혈관을 보호하려 한다(상처가 났을 때, 피가 엉겨 붙는 이치이다). 피가 엉기면 다시 혈관이 막히니까, 피가 엉기지 않게 하기 위하여 환자는 혈소판 응고 억제제를 평생 먹어야 한다.
내 심장 혈관이 막힌 이유는 끊은 지 5년 정도 되긴 했었지만, 25년 정도의 흡연 이력과 기름지게 먹는 식습관 때문이었다. 매일 회식 때 삼겹살을 비롯한 기름진 음식에다가, 2차로 통닭에 피자, 맥주를 먹어댔고, 심할 땐 3차를 막창 등으로 마무리 지었었다. 술을 드셔본 분은 알겠지만, 술을 먹게 되면 본인이 아무리 결심해도 식욕 통제가 안 되고 음식을 자꾸 먹게 된다.
수술대에 누워서 나는 두 가지 결심을 했다. 몸무게를 줄이고 술을 끊자. 당시 172cm에 80kg의 몸무게였는데, 시술 후 4달 만에 69kg으로 줄였다. 매일 100g씩 줄인 셈이다. 술도 끊었다. 그냥 딱 끊었다.
스텐트 시술을 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숨찬 증상 등의 협심증 증세가 없어지면서 정상인과 똑같이 된다. 처음엔 채소 위주로 먹고 몸을 관리하다가도 몸이 괜찮아지니까 다시 옛날처럼 술과 담배를 하고 기름지게 먹게 된다. 그런데 심장 혈관이 막혔다는 것은 다른 혈관들도 당장은 아니지만 언제든 막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다 보면 나머지 혈관들도 점점 막혀 1개였던 스텐트가 2개, 2개가 3개, 이렇게 늘어 7~8개씩 스텐트를 시술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난 시술대 위로 보이는 천장의 그 창백한 하얀 불빛이 너무나 싫었다. 내 심장 속으로 차가운 금속관이 박히는 그 이상한 느낌도. 다시는 수술대에 누워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나름대로 억척스럽게 몸 관리를 한다. 그러나 그런 나도 1년 정도 지나니까 전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과자나 기름진 음식에 손이 가곤 한다.
지난번엔 회식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저녁 11시에 맥줏집에 갔었다. 술은 먹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저녁 늦게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 일식 요리였는데, 음식 이름이 '오코노미야키'란다. 오랜만에 맛보는 천상의 맛이었다. 여기에 맥주 한잔 곁들이면 너무 좋을 텐데. 가당치 않은 욕심에 나 혼자 씁쓸히 웃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맛있는 것을 먹는 행복한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