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費禕)와 4차 산업혁명(소통과 포용)

by 박대우

비의(費禕)는 위, 촉, 오가 세력을 다투던 중국 삼국시대에 제갈량의 사(死)후, 장완에 이어 촉의 최대 실력자가 되었던 사람이다. 비의는 늘 동윤이라는 사람과 비교가 되어 평가되었는데, 동윤의 아버지인 동화는 자신의 아들 동윤이 비의보다 낮게 평가되는 것에 대해 의구심과 불만을 가졌었다.


어느 날 촉나라에 행사가 있어 개인 수레가 두 사람에게 지급되었는데, 갑자기 수레를 준비하는 바람에 수레가 초라했다. 동화의 아들 동윤은 그 초라한 수레를 타고 가면서 안색이 불편하고 부끄러워했으나, 비의는 표정이 밝고 태연자약했다. 이에 동화가 "나는 항상 나의 아들과 비의를 비교하여 우열을 구별하지 못하여 회의했으나, 오늘 이후로 이 의혹은 풀리게 되었구나!"라며 탄식했다고 한다. 비의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사람을 배려했으며, 국사를 처리하는 데 있어 치우침이 없었다.


나는 인간관계 또는 일상의 자잘한 일에 있어서 속 좁게 행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죽했으면 회식 자리에서 술을 먼저 나한테 안 따른다고 속상했었고 그 사람이 미웠던 적도 있었다. 작은 일들에 흔들려서 사람을 잘못 판단하고, 중요한 핵심을 보지 못하는 이런 나의 품성은 자연스럽게 남들에게 드러났을 것이다. 이러한 성향이 나를 좋지 않게 평가받게 만들고, 결국엔 불이익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을까 싶다.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을 쓸 수밖에는 없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 아닌가? 물론 같은 값이면 아는 사람을 쓰는 경우도 있겠지만, 조직의 생존을 위한 인사가 먼저임은 틀림없다. 다가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가장 강조되는 것은 인간관계에서의 소통과 포용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조직이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소통과 포용의 능력을 갖춘 사람을 꼭 필요로 한다. 술을 먼저 안 따라줬다고 삐지는 사람을 어디다 쓰겠는가?


인사이동 후엔 늘 소외된 사람들의 불만이 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시간이 좀 흐른 뒤 천천히 그리고 멀리 바라보면, 90% 이상의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다.

특히 사소한 일에 구애됨이 없이 직원들을 넓게 잘 포용하는 사람. 부하직원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활용할 줄 알며 그들과 소통할 줄 아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요직에 등용된다. 그러니 인사이동을 원망할 것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한 번쯤 뒤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수레를 타고 가는 아들 동윤의 모습을 보고 한탄하는 아버지 동화의 심정이, 도량이 깊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나의 심정과 같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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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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