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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피 Nov 23. 2023

물렁 심[心]


 격체를 작품으로 값을 매기는 세상은 어떨까. 다들 자신의 인격과 품성을 키우려 들까. 눈에 보이지도 않고, 내가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에 가격표가 붙는다면 어떨까. 아마 습관처럼 자신을 객관화시키고 서로에 대한 평가는 더 심해지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은 정말이지 자신의 행동을 고치려 하지 않는,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하게 되었다. 즉, 자기 객관화가 잘되지 않는 사람들 말이다. 자신의 가치는 존중받고 싶어 하는 이들이 타인의 가치는 존중하지 않는다면 이치에 맞지가 않다. 너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일까. 괜히 오지랖이 넓은 것일까. 내 안에서 피곤함을 만들어 내는 일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피곤해지기 마련이니깐. 나도 타인에 대해 말할 때 좋은 점들을 더 많이 나열하는 사람이고 싶다. 좋은 것만 존재하고, 이 세상엔 아름다운 것들로만 넘쳐 흘렀으면 좋겠다. 그러기엔 살아가는 현실은 너무 다르다. 


 지인들 중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행복을 전파 시키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속사정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울이라곤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그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그런게 부러워 나를 고치려 들어도 봤다. 머리를 싸매고 연구도 해보았지만 실패다. 실패에도 미학이 있듯이, 나 같은 유형의 사람도 사회구성원에 필요하겠거니 나를 바꾸려 드는 일은 그만두기로 했다. 차라리 내 장점을 찾는 일에 집중하게 되고 스스로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니 이를 인정해주는 사람도 생겼다. 자연스러운 모습이 제일 나은 법이었다. 행복을 전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이도, 옆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는 이도 모두 필요한 거였다. 이런 식으로 사회엔 각자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는 거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가는 게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점차 알아가는 게 아닐까. 이 글을 서로 공유하는 이들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이 사회를 잘 굴리기 위해 무엇을 공헌할 수 있나.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란 정말 쉽지 않은 듯하다. 지금의 이 여유와 자아성찰, 지피지기와 역지사지를 잘하고, 내 주변을 잘 챙길 수 있어야 하니 말이다. 스스로도 돌보기 어려운 세상에선 요구되는 사항이 너무나도 많다.


TO. 알약이 필요한 모든 이에게

 아가는데 두려움을 장착하고 사는 모든 이여. 사서 하는 걱정은 하지 말 길.. 곧 다가오는 일에 두려움이 있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두려움에 잠 못 드신다면 차라리 잠드는 일에 집중하셨으면 합니다. 내일의 일은 내일 잘 흘러가고 해결됩니다. 긴장의 끈을 놓는 연습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히려 일이 훨씬 잘 풀릴 것입니다. 뭐든 적당한 게 좋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약간의 긴장감, 잘 해결될 거라는 안도감과 기대만 안고 가시길.. 약간의 긴장은 정신이 해이해질 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일 대신 자신의 상태에 집중하고 관리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사서 하는 걱정은 내게 어떠한 교훈과 도움도 주질 않습니다. 그리 생산적인 일은 아닌 것 입니다. 마음이 편함을 되찾는다면 심박수도 안정화되고 다급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피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 심호흡 세 번이 결과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약간만 긴장하세요. 그 정도가 좋습니다. 두려움을 지고 사는 일은 결국 내 마음속 두터운 눈덩이가 되어있을 겁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바늘로 콕 찌르면 쉽게 터지는 비눗방울이란 걸 알게 됩니다. 마음의 짐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한결 숨쉬기 편해집니다. 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끌고 내릴 필요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지금의 상황도 내 안색도 표정도 이 삶도 다 내가 컨트롤하는 것입니다. 자, 이제부터 사서 하는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한 발짝 더 성장하신 겁니다. 두려움이 뇌리를 파고들려 할 때 잘 기억해두었다가 얼른 해치우세요. 삶이란 게 원래 리허설 없는 연극이기에 언제 또 엄습해올지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에겐 연습이 필요한 겁니다. 하루하루가 도전이고 열정이고 치열한 경쟁인 모든 이들이여! 우리 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원치 않는 걱정으로부터 나 자신은 지키는 여생을 살아갑시다. 안 그래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 아름다운 미물을 보는 눈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겁니다. 부디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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