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의미 있고 건강한 방법의 반려 생활 입문이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반려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 첫 반려동물로 유기견으로 입양하는 것은 반팔 입고 남극으로 캠핑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유기견 보호 센터 교육이나 봉사에 참여해보면 알게 되지만, 대부분의 유기견은 저마다의 아픔(신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보호자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결국 또 하나의 비극이 더해질 뿐이다.
게다가 생애 첫 반려견이라면 대부분 키워보고 싶은 품종이 있기 마련이고...
사랑해요 잭 러셀 테리어
그 마음은 결코 부끄러운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원하는 친구를 만나 함께 할 때, 더 많은 사랑이 피어남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입양에 앞서 유기견 센터, 보호 시설을 둘러보거나 임보(임시보호) 활동을 통해 원하는 가족을 만나는 것이 분명 최선의 방법이다. 더불어 공장식 반려견 분양 산업의 폐해는 법적인 규제로 철폐되고 없어져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유기견 입양이 아직 자신 없다면, 가까운 브리더나 켄넬을 통해 건강한 자견 분양을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둘째, 품종 별 특성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름이 붙어 있는 견종들의 외형적 특징은 설명과 실제가 그리 다르지 않다. 찾아서 공부하기도 쉽다.
(나무위키와 네이버 검색으로 충분하다.)
당연하다. 그것이 견종을 나누는 기준이니까.
하지만 그 내용이 견종의 성격을 다루고 있다면 절반만 믿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부색으로 인간의 성격을 규정할 수 없고,
유전적 특성이 정신적 특성을 대변할 수 없듯이 강아지의 경우도 각각의 개체별로 모두 다른 특성을 보인다.
착한 로트와일러와 악마 같은 골든 레트리버도 세상에 존재한다.
견종의 성격은 타고난 특성과 성장환경,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보호자(바로 우리)의 교육과 훈련에 따라 변화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나의 치와와는 귀여우니까, 착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만으로 입양하면
응 큰일 난다.
셋째, 개가 아니라 나에 대해서 먼저 공부하자.
반려 생활은 공부의 연속이다. 예방접종, 병, 사료, 간식, 트릭, 운동과 산책까지...
하지만 입양에 앞서 공부해야 하는 건 객관적인 보호자의 상황이다.
1) 나 혼자 살기에도 좁다고
> 강아지와 함께 할 공간이 충분한지 생각해보자.
2) 퇴근하고 놀아줄게
> 어린 강아지는 거의 온종일 붙어 있어야 한다.
3) 하하하 우리 개가 나보다 크네
> 성견이 되었을 때 감당할만한 체력과 신체조건이 안된다면 몸을 키우자
4) 요즘 벌이가 불안정하니까 사료를 좀 줄여야겠어
> 이봐 다이어트는 혼자서 하라고
5) 올해는 베트남 한 달 살기 고고씽
> 저기요 보호자님... 나는?
6) 요즘 바람의 나라 하느라 요즘 좀 바쁜데
> 물어!
넷째, 솔직히 가장 필요한 것!
책에는 쓰여 있지 않지만, 도시인에게 진짜 반려 생활필수품은 바로 자동차다.
방금 미용을 하고 나왔는데 비가 온다면?
강아지가 아픈데 동물병원이 멀리 있다면?
절대 물지 않는 우리 댕댕이를 택시 아저씨가 거부한다면?
의외로 이런 난감한 상황들은 반려 생활 중 정말 무수하게 만나게 된다.
사랑과 관심을 자동차가 대체할 수 없겠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가장 유용한 준비물이야 말로 차다. 특히 쾌적한 반려견 시설들은 도심 외곽에 있기 마련이고, 이 부분은 생각보다 댕댕이 복지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집 근처가 산책하기에 충분한 환경인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만약 아니라면 운전면허시험장이 반려견 입양처보다 먼저 향해야 할 곳이다. 요즘은 공유카 서비스가 구석구석 있으니 일단 면허만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