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더 행복한 일만 생길 거야
우리 가족의 브런치 글이 멈춰버렸다.
무슨 변명을 하겠는가, 게으름 탓이다.
그렇게 1년 넘게 쉬었다, 벌써 그리됐다.
"있잖아, 우리 가족 이야기를 기다리는 분들이 있어!"
남편은 가끔 우리의 브런치 글을 들여다보았던 것 같다.
특별할 것 없는 우리의 이야기에 눈과 마음을 기울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 두근대는 마음이 내 품에 안긴 다윈의 체온처럼 뜨끈하다.
용기 내어 다시 한 줄, 또 한 줄.. 써 내려가 본다.
그동안 우리는 …
별다를 것 없이
매일매일 함께 산책하고, 함께 빈둥거리고_
매번 엉뚱하고 황당하고 웃기는 이 털북숭이 녀석과
뻔하고 똑같지만, 그런 매일이 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날들을 보냈다.
우리는 어디든 함께했다.
다윈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다윈 덕분에 더 크게 웃게 되었으며,
덕분에 더 완벽하게 행복해졌다.
다윈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웃고, 떠들고, 날뛰고, 그리고 사랑했다,
항상 받은 것보다 많이, 온전하게.
언제나 다윈의 견생에서 다양한 경험을 강조했던 우리의 반려관(!) 때문일까.
다윈의 세계가 더 넓고 풍부해질수록,
다윈의 우주는 나와 남편으로 가득 찼다.
다윈은 어느덧 세 살이 되었다.
사람으로 치자면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된 거다.
이제는 더 이상 아무 데나 쉬도 하지 않고,
강아지만 보면 인사하겠다고 뛰쳐나가지도 않으며-
꼬맹이처럼 분리불안에 울부짖지도, 어설픈 개춘기 반항으로 이것저것 물어뜯어 놓지도 않는다.
하지만 가끔 아무것도 모르고 화장실까지 졸졸 따라다니면서 눈에 잠깐만 안 보여도 낑낑 대던 그때가_
아무 거나 입에 넣고, 아무 데나 킁킁 대면서 온 집안을 어지럽혀놓던 그때가_
친구들만 보면 미쳐서 날뛰었던, 그 똥강아지 때가 그립기도 하다.
“다윈, 넌 어때? 생각 나?”
더 그윽해진 눈망울로_
나를 열중해 바라보는 다윈.
갸우뚱하더니 이내 삑삑이 공을 물고 내 앞에 툭_놓는다.
암튼, 요 요- 영원한 내 아기!
그렇게 그저 완벽했던, 이대로 너무 좋았던 시간들…
그리고 2022년의 마지막. 끝이 아쉬운 하루하루를 애틋해하며
새로 다가올 2023년을 셋이 손 잡고 두근두근 기대했던 나날들.
그런데 갑자기,
그 누구도 예상, 아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_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일이 우리를 덮쳤다.
정말이지, 견생도 인생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집 네발의 털북숭이 스승, 다윈에게 배운 것처럼-
담대하게, 온몸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려 한다.
나나 남편의 예상치 못한 귀가시간에도 그저 똑같이 기다리다 온몸으로 반겨주고,
난데없이 내리는 비에 산책을 못 나가게 돼도 다시 군말 없이 받아들이는 다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