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가 사람보다 많은 세상
인구 데드크로스를 바라보며
많은 이들이 점점 더 결혼을 하지 못한다.
요즘 사람들은 결혼 자체를 기피한다거나
꼭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둥의 리서치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결혼은 표준적인 생의 주기에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당연하게 이탈하고 있을 뿐이며
표면적으로도 심층적으로도 그 이유는 '경제 문제'다.
아버지 1인의 노동 수입으로 4인 가족이 알뜰살뜰 먹고살며 집 장만까지 하던 세상은 20년 전쯤 반짝하고 얼굴을 비추더니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혹자는 IMF란 녀석이 그렇게 했다 하고 또 다른 이는 어차피 그런 세상은 오래가지 못했을 거라 말한다.
그저, 앞으로 우리 생애 그런 세상이 다시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올해 들어 첫 인구 데드크로스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함께
4인 이상 가구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보여주었다는 기사야말로 결혼 적령기를 맞이한 우리 세대 인간의 현실이다.
앞으로는
1. 결혼하지 않거나 이혼 후 1인 가구로 살 확률이 매우 높으며
2. 결혼하더라도 자녀 없이 2인 가구로 살 확률이 또 매우 높으며
3. 결혼하고 자녀를 갖더라도 외동일 확률이 매우 높다.
결국 이 모든 높은 확률에서 예외인 일부만이
제 때 결혼해서 제 때 첫 아이를 낳고, 또 제 때 둘째를 낳아 4인 가구를 이룰 것이다. (여기서 '제 때'란 어리고 건강할 때)
그럼에도 인간은 또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동물이라.
반려묘 반려견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그 기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줄어드는 만큼 반려동물이 늘어나는 것이다.
국내 반려동물 숫자가 천만을 넘은 것이 기정사실이고, 중국은 강아지 고양이만 합쳐 곧 2억 마리를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빈자리를 강아지들이 채워준다는 것이
일면 따듯하면서도 어딘가 어색한 기분이 들지만
뭐... 지구 입장에서 보면, 우주 입장에서 보면
혹은 그 위에 있다면 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좁은 도시에 모여 아옹다옹하는 모습이
사람이건 동물이건 크게 다르기나 할까.
그저 그 많은 새 생명들이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기를...
따지고 보면,
사람은 점점 줄어들지만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더 많아지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