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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윈이야기 May 01. 2021

오! 나의 FIT 파트너

우리 집 댕댕이와 함께하는 다이어트

"와! 나... 4kg 쪘어." 


"그 정도면 적게 찐 거지, 너 먹는 거에 비하면. 다윈 덕분에 그나마 덜 찐 거야." 


어떻게든 더 밉상스럽게 말하려는 듯한 이 센스, 어떻게 기른 걸까. 

하긴. 맞는 말이다. 다윈과의 하루 2~3회, 2~3시간 정도의 산책 시간이 없었더라면- 난 아마 10kg 정도는 너끈히 쪘을 것이다. 맛있어도 먹고, 맛없어도 먹고, 배불러도 먹고, 심심해서 먹다 보니... 점점 배고픔과 맛과는 상관없이_ '재미로 먹는' 경지에 이르렀다.  


큰일이다, 살면서 역대 최고의 몸무게를 돌파해버렸다! 코로나 시국 속에서 몸을 지키려다 몸을 불리고 말았으니... 정말 이제는 살 좀 빼야지. 내일부터 반드시 적어도 2시간씩 운동할 거야! 


"치킨 시켜! 내일부터 살 빼야 돼." 

 



며칠 째 헬스장에 출근 도장을 열심히 찍고 있지만, 스스로도 전혀 진전이 없음을 느낀다. 겨우내 퍼져서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빈둥댔던 몸이, 한순간에 갑자기 적응하리 만무하리라 마는_ 세상에, 너무 힘들고 지겹고 재미없다!


나에게 운동과 다이어트는 항상 당연한 것이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하고, 소화기관이 약하다 보니 배부른 느낌 자체를 싫어했었던 나는- 언제나 탄탄한 근육에 스스로도 자신감 있는 몸매를 유지해왔었다. 하지만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1~2kg쯤은 금방 빼니까 뭐.'하고 예전처럼 만만히 생각했는데_ 체중은 며칠 째 그대로고, 운동은 너무 하기 싫고_ 거울 앞 내 모습이 한심하기도 하고, 서글퍼지기도 한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살 빼는 게 이렇게나 힘들었나? 점점 자신감도 떨어져 못해낼 것 같기만 하다. 유튜브로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식단'을 열심히 본다. 정석으로는 3일 단식을 하면 좋다는데_ 하루만이라도 해보자며 굶어본다. 하지만 웬걸. 하루를 굶으니 다음 날은 보상으로 정신 놓고 닥치는 대로 먹어서 몸은 더 불고, 온전히 하루를 굶어내는 게 너무나도 고통스럽다. 

 점점 더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고 '이 정도까지는_'하고 설렁설렁 넘기려는 나를 발견한다. 이렇게 입으로만 '다이어트'를 시작한 후로- 벌써 이렇다 할 소득도 없이 두 달이나 더 흘렀다. 잠들기 바로 전, 아침에 일어나서는 이렇게도 희망차게 뭐든지 다 해낼 것 같다가도_ 낮 12시만 되면 '아, 내일부터 새 마음으로 다시 해보자!' 하고는 또 다음 주가 돼 버린다. 동기부여? 예전에는 연예인 사진만 봐도 바로 충격을 받았건만_ 이제는 그 어떤 자극에도 독해졌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할 거야!'라는 합리화와 함께. 


또 먹니? 나도 한 입만... 

"다윈 앞에서 안 부끄럽니?" 


다 틀렸다고, 오늘도 정신 놓고 밥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 한 통을 싹싹 비우는 나를 보고_ 혀를 끌끌 차는 남편 녀석의 충격 요법. 

훗, 그런 말로는 자극 안 받는다고!! 

빈 아이스크림 통을 버리며, 다윈 저녁을 챙겨주려다 문득 생각에 잠긴 나. 식생활에 관해서- 개들은 얼마나 불쌍한가! 평생 내가 내가 먹는 걸 선택할 수 없고, 주는 대로만 먹는 삶이라니. 게다가 평생 똑같은 밥을 먹어야 한다! 세상에. 나에게 평생 헬스 트레이너가 식단을 짜준다고 한다면_ 난 아마 돌아버렸을지도 모른다.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 '먹는 행복'을 일단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도 개들은 너무나 담담하고 소중하게 받아들인다. 가끔 편식을 하기도 하지만_ 그렇다고 사람 음식에 함부로 입을 대려 하지는 않는다. 이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생명체인가. 


저녁밥을 싹싹 비운 다윈. 꺼억_ 트림 한 번 하고는, 또 바로 터그와 공을 번갈아 물고 놀자고 한다. 혼자 달려도 보고 점프도 해보고- 배가 부르니 소화를 시켜야 한단다. 


"짐승이 사람보다 나은 것 같아. 사람은 배부르면 퍼지고 눕고 싶어 지는데, 다윈이는 소화시키려고 난리야."   

오늘도 넷플릭스와 함께_ 빵과 아이스크림으로 배를 채운 나는 또다시 숙연해진다. 


"다윈, 나도 배불러. 같이 운동 갈까?!

 


늦은 저녁, 다윈과 함께 체육공원에 왔다. 다윈과 함께 공놀이로 몸을 풀고, 본격적으로 트랙에 서서 달리기를 시작한다. 어릴 때는 한 바퀴 달리고 나면 목말라하고 헉헉대더니_ 이제는 숨소리 한 번 내지 않는 강철 체력의 다윈! 내가 본 그 어떤 헬스 트레이너보다도 체력이 좋다. 그뿐인가! 열심히 달리는 와중에도 나는 괜찮은지, 속력을 줄여야 할지, 혹시- 간식이라도 줄는지 나를 틈틈이 바라보며 챙기는(?) 귀엽고도 사랑스러운 러닝 메이트다!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솟으며 운동이 놀이가 되는 순간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다윈과 함께 윗몸일으키기를 해본다. 다리 사이에 다윈이 앉아서 힘들게 몸을 일으킬 때마다 하이파이브를 해준다. 하나하나 할 때마다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다윈의 해맑은 미소에- 지치기는커녕 힘이 솟는다! 이런 게 제대로 된 동기부여 아니겠는가! 헬스, 발레, 폴댄스부터 요가, 서핑, 킥복싱, 필라테스, 우슈까지... 그동안 돌고 돌았던 내 피트니스 생활에 종착역은 바로- 우리 집 댕댕이와 함께 즐기는 홈 트레이닝이 되었다. 이렇게 나는, 나만의 헬스 트레이너 다윈과 함께- 체력도 회복하고, 건강한 마음도 되찾아갔다.


지치면 안돼! 움직여, 달리자구! 이보다 더 독하게 사랑스러운 헬스 트레이너가 있을까. 

다윈과 함께한 등산과 트레킹. 힘든 줄도 모르고 즐겁게 몸을 움직인 시간들.  

"다윈, 자! 간식!... 안돼, 조금만 먹어!" 


다윈에게 간식을 주고 나는 다크 초콜릿을 꺼내 든다. 대신 평소 양의 반만 먹는다. 정상 체중인 다윈은 조금 주고 다이어트해야 하는 나는 많이 먹으려니_ 괜스레 양심에 찔린달까. 이왕이면 간식도 다윈과 나눠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_ 과자보다는 고구마, 파프리카, 토마토 등, 건강한 간식을 찾게 되었다.  

요즘은 다윈과의 산책으로 집 근처에 있는 산을 오르기도 하고, 한두 시간 떨어진 곳까지 함께 걷는다. 두세 시간 걷다 집으로 돌아오면_ 기진맥진, 지쳐서 멍 한 나에게 다윈은 또 놀아달란다. 그래. 움직이자! 놀아보자고! 

밤늦게 헛배고픔에 냉장고를 열면, 쪼르르 달려와 냉장고 문을 탁! 하고 닫는 다윈! 웃는 얼굴로 빤히 바라보는 그 미소에- 식욕은 사라지고 사랑만 남는다. 그래, 다윈. 오늘은 야식 안 먹을게...


지금까지 이렇게 강력한 피트니스 파트너는 없었다. 다윈 덕분에 나는 지금까지 다이어트를 한다는 큰 고통 없이_ 다윈 코치와 함께 운동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2kg을 뺐다. 일주일에 1kg씩 감량한 셈인지라 5일에 5kg도 감량하는 연예인 다이어트처럼 강력한 방법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만족스러운 성과다. 살이 쪄서 우울하고 무력하기만 했던 마음이, 운동화를 질끈 고쳐 매고 다윈과 함께 나가면서 활기차고 생기가 돋았다. 몸이 무거워진 만큼 마음도 가라앉기만 하고 무기력해졌었는데, 다윈과 함께하니 시작하는 순간부터 마냥 즐겁기만 했달까. 무엇보다, 다윈과 다이어트를 하기로 하면서 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선택하고, 유산소 운동을 즐기는 경지에 올랐다. 그렇게 체중을 감량하고 근육량을 점차 늘려가며_ '나도 다시 살을 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빼는 김에 더 뺄 수도 있지 않을까? 몸무게보다는 몸의 라인이 더 중요하겠지만, 수치적 목표가 있다면 더 좋을 테니 앞으로 4kg 정도는 더 감량해봐야겠다. 


내 피트니스 파트너, 다윈 코치. 고마워요!  

다이어트- 이제 댕댕이와 함께 하세요~

  

안녕하세요, 당신의 건강 지킴이! 다윈관장 입니다. 저랑 같이 운동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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