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의 거리1

오래된 책이 좋아지는 나이

by 담유작가

요즘 내 또래들은 종종 ‘끼인 세대’라는 말을 실감한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사회적 관심에서 늘 한 발 비켜 서 있는 세대다.

일하느라, 아이를 키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지내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문다.

젊은 세대들은 영포티니 뭐니 하며 가볍게 소비하고, 어르신들 눈에는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기가 쉽지 않다


혼자 읽고 쓰고 하는 시간은 괜찮다. 문제는 ‘같이’ 해보려 할 때다. 큰 독서모임은 대부분 2,30대를 위한 공간이다. 동네 주부 독서모임도 간혹 있지만 관심사가 조금 다르거나, 전도를 위한 종교 모임으로 흐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남녀가 섞인 모임에 나가기엔 또 망설여진다. 중년이 모인다는 이유만으로 ‘불륜의 온상’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먼저 따라붙는다.


아이들로 엮인 학부모 모임에서는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기 쉽고, 오랜 친구들을 만나도 달라진 환경 탓에 화젯거리는 금세 바닥난다. 나를 환영하는 자리가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중고 서점에 들렀다. 책을 자주 사는 편이지만 대부분 인터넷이나 대형 서점을 이용해왔기에 우연히 들른 그곳의 풍경이 유독 낯설고 새로웠다.


오래된 책에서 풍기는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좋았다. 지금은 단종된 책들도 손에잡혀 두 손이 묵직해졌다. 다음에 올 땐 집에 있는 책 몇 권을 가져와 바꿔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래된 책들은 묘한 안정감을 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익숙한 활자체와 표지그림, 종이의 냄새와 손끝에 남는 촉감까지.


우리도, 그런 나이이기를 바란다. 어딘가에 조용히 꽂혀 있는 오래된 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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