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여행다운 하루, 말라카에서
26.01.17
입말4일차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말라카로 향했다. 투어 인원들과 함께 이동하다보니 여기서 내려 5분 찰칵, 저기서 또 내려 5분 찰칵. 사진만 찍다 온 일정이었다. 그럼에도 신도시에 머물다 유적지에 오니 이국적인 분위기가 한껏 느껴졌다.
두 시간 반을 달려 네덜란드 광장에 도착했다. 말라카는 우리나라의 경주와 비슷한 유적지로, 여러 나라의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만큼 볼거리도 정말 다양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네덜란드식 건축물이라는 스타다이스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세인트폴 교회’로 향했다. 교회 안팎과 분수대 앞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려, 포토존 근처는 그야말로 경쟁이 치열했다. 산티아고 요새로 올라가는 길은 언덕이라 딸이 칭얼거렸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말라카의 풍경은 그만큼 장관이었다.
술탄박물관과 독립박물관도 둘러보며 그동안 몰랐던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점심 식사를 마쳐야 해 마음이 급했지만, 삭스핀과 치킨, 생선요리, 튀김과 탕수육까지 다양한 요리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었다.
식사 후에는 트라이쇼(인력자전거)를 타고 쳉운텡 사원으로 이동했다. 키티, 스피이더맨, 쿠로미 등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진 트라이쇼 행렬이 지나가자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었다. 잠시나마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다.
쳉훈텡 사원은 유교, 불교, 도교를 함께 숭배하는 오래된 중국 사원이다. 다문화적인 분위기가 그야말로 말레이시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해상 모스크사원으로 이동하니, 하루 동안 거의 모든 종교를 다 접해본 셈이었다. 히잡을 쓰자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이곳의 여성들은 어떻게 매일 이걸 쓰고 다니는 걸까.
신발을 벗고 사원 안으로 들어갔는데, 발바닥이 이상할 만큼 더러워지지 않았다. 신성한 공간이어서인지 매일 깨끗이 쓸고 닦는 듯 했다. 남녀의 공간이 분리된 채 기도하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사원 밖으로 나왔다.
다시 버스를 타고 존커스트리트로 이동했다. 야시장 거리는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관광지라 그런지 물건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망고 젤라토를 사주고 아이의 원피스 하나와 내 블라우스 하나를 샀다. 어른 옷 중 가장 작은 사이즈를 골랐더니, 아이에게도 예쁘게 맞았다.
투어를 마치고 다시 숙소가 있는 푸테리 하버로 돌아오는 길, 저녁시간대라 그런 지 갈 때보다 길이 더 막혔다. 만보를 훌쩍 넘게 걸은 하루라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가장 ‘여행 다운 여행’을 한 4일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