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바루에 머무는 중입니다(26.01.19)

베스트마트에서 김밥까지

by 담유작가

26.01.19

입말 6일차


야시장이 아닌 상설 시장에 가보고 싶었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는 조금 다르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남대문 지하상가쯤 되는 느낌의 ‘베스트마트’를 목적지로 정했다. 마트에 들어서자 옷과 잡화가 빼곡했는데, 이미테이션 느낌이 너무 강하게 났다. 아이는 걸려있는 가방 속 엘사의 얼굴이 어딘가 다르다며 웃었다.

식품이 싱싱하다는 평이 많아 달걀과 채소를 좀 사볼까 했지만, 아이가 생선 냄새 를 힘들어해 식품 상가쪽으로 가기를 꺼렸다. 일단 다른 것들을 둘러본 뒤, 나오기 전에 달걀만 사기로 하고 식품코너 반대편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길에 헤어숍과 마사지숍, 네일 숍들이 줄지어 있었다. 패러다임몰에서 봤던 곳들보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보였다. 그 중 네일샵 하나에 들어갔다. 엄마와 나는 네일과 패디큐어를, 아이는 네일만 받기로 했다. 그런데 내 손발톱을 담당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어딘가 서툴러 보였다. 아이의 손톱을 만지던 직원은 몇 번이고 지우고 바르기를 반복했다. 아이의 손톱이 약해 손질을 멈춰 달라고 부탁하자, 내 손톱을 담당하던 사장이 재빠르게 아이 쪽으로 와 직접 마무리를 해주었다.

그때 엄마가 ‘아야’하고 소리를 질렀다. 엄마의 손톱을 손질하던 직원이 손톱을 너무 짧게 자른 모양이었다. 두 번의 실수가 연달아 이어지자 사장은 처음 말했던 320링깃이 아니라 290링깃만 받겠다며 연신 미안해했다. 서툰 손길들 탓에 기분이 살짝 상했지만, 다리 스크럽과 각질제거까지 포함된 가격이 이 정도라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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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숍에서의 소동 덕분에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었다. 서둘러 그랩을 잡아 숙소 로 돌아왔는데, 아이가 도저히 나가서 밥을 먹을 컨디션이 아니라고 했다. 집에는 먹을 것이 없었고, 결국 그랩으로 음식을 주문하기로 했다. 다른 음식에 비해 한식이 유난히 비쌌다. 그래도, ‘이번에는 중국식 한식이 아닌, 정통 한식을 먹어보자.’며-왜 우리는 말레이시아까지와서 한식을 찾는가- 평이 좋은 음식점 하나를 골랐다.

아이가 어제부터 노래를 불렀던 김밥과 엄마를 위한 우거지 해장국, 그리고 김치전 한 장에 밥 한 공기를 추가했다. 음식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무엇보다 김밥이 꼭 집 김밥처럼 맛있었다. 이곳에 와서 배달 음식까지 먹게 되다니. 이제는 정말 여행이 아니라, 생활’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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