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바루에 머무는 중입니다(26.01.28)

별별 경험을 다 하는 한 달 살이

by 담유작가

26.01.28

입말 14일차


등원 전, 아이가 설사를 했다. 가끔 있는 일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등원길, 계속 배가 아프다고 했다.

찝찝한 마음에 어학원 선생님께 혹시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연락을 달라고 전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점심시간 직전, 어학원에서 메시지가 왔다.

“어머니, 아이가 구토를 해서 혹시 지금 하교 시켜도 될까요?”

놀란 마음에 바로 어학원으로 달려갔다.

아이 얼굴은 많이 지쳐 보였다.

“아무래도 장염 같으니, 꼭 병원에 가세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집에 온 아이는 조퇴한 게 무색할 만큼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레고랜드에 가고 싶다며 졸라대는 아이와 함께 그랩을 탔다.

‘괜히 조퇴만 했네.’


레고랜드에 도착하자 마침 휴일이라 문을 닫았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냥 집에 가기엔 아쉬워 다시 그랩을 타고 에코갤러리아로 향했다.


자야 그로서에서 신나게 장을 보던 중 아이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다시 설사를 하고 나온 아이의 얼굴과 입술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장을 잔뜩 본 터라 일단 그랩을 다시 잡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아이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토를 할 것 같아 보였다.

앞 뒤 가릴 새도 없이 가방을 열어 구토를 받았다. 남의 차에 오물을 쏟아낼 수는 없었다.

아이는 선글라스며 셀카봉이며 여러 물건들에 토가 묻었다며 울먹였다.


집에 도착해 짐을 대충 내려놓고 다시 그랩을 잡았다.

조금 전 우리가 탔던 그랩기사는콜을 받자마자 취소 버튼을 눌렀다. 우리가 또 타는 게 꺼려졌나 보다.

서운하다기보다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또 구토를 하면 곤란해지니 말이다.


다시 잡은 그랩을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우리가 간 작은 병원은 중국계 의사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번역기를 돌려가며 진료를 받았고 진단은 위장염이었다.

수액을 맞기로 했는데, 세 번이나 바늘을 찔렀지만 혈관을 찾지 못했다.

아파하는 아이를 보며 먹는 약만 달라고 다급히 말했다.

혹시 맥박이 떨어지거나 열이 많이 나면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더 빠르게 뛰었다.


해외에서 병원까지 오다니, 별별 경험을 다 하는 한달 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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