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고 싶을 때 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그런데 막상, 시장은 냉정했다.
컨설팅 업체에 내 놓아도 묵묵부답.
심지어 우리 원 정보를 남들이 다 보는 인터넷 사이트에 무단으로 올려놓다니. 이건 좀 아니지 않나.
그래도, 계속 운영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 아직은 버틸 힘도 있으니까.
하지만 결심했을 때 실행하지 않으면,
다시 용기를 내기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른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인근 센터에 원생이 많다는 소식.
혹시, 그 원장님이 학원 확장을 고민 중일지도 몰라.
연락처는 모르는데… 어떡하지?
무슨 용기에서인지, 학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원장님이 직접 받으셨고,
갑작스러운 제안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조건이 나쁘지 않다고 하셨다. 조금 고민해보신다고.
거리도 멀지 않고, 내 사정도 대강 아실테니 마음만 먹는다면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계륵’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하자니 심한 매너리즘과 건강, 엄마까지 걸리고
남에게 넘기자니 아쉬운 마음.
그 사이에서 오래 망설였다.
됐다.
결심했을 때 좋은 사람에게 잘 넘길 수만 있다면,
그건 행운이다.
몇 년 만에 쉴 수 있다면
그 동안 하고 싶었던 걸 다 해볼 거다.
어느 원장님이 이런 말을 했다.
“나를 갈아 넣거나, 강사들 때문에 속 썩거나,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해요.”
근데 나는 둘 다 했다.
나도 갈아 넣고, 강사들과도 부딪혀봤다.
그러다 고혈압을 얻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한테, 이런 전화를…
혹시 우습게 보이지 않을까?
뭐, 모르겠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거지.
이 우물에 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파 본 거다.
물이 나오면 다행이고, 안 나오면 오늘의 용기에 박수 쳐주면 되는 거다.
나, 오늘 참 용감했다.
애정 가득한 이 공간.
좋은 사람에게 잘 인계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큰 행운일거다.
그러면 나는,
조금은 여유 있게 강의도 하고,
글도 쓰고,
아이도 더 잘 돌보면서 내 삶을 재정비할 수 있겠지.
우리 아이에게 엄마 밥도 자주 차려주고,
글도 시간을 쪼개 쓰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를 담아 쓸 수 있을 테고.
회사 일에 지친 남편에게서 부엌도 돌려받고,
좋아하는 강의도, 사람에 치이지 않고
내 방식대로 할 수 있을거다.
‘내려 놓기’는 어렵고,
‘잘 내려놓기’는 더 어렵다.
올 겨울의 말레이시아야, 기다려.
엄마, 고생 많으셨어요.
또 이렇게 김칫국을 마신다.
하지만 괜찮아.
나의 용기가 기회를 만들고,
판을 뒤집고,
새 길을 열어주기를.
나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내려놓기의용기
#오늘의최선
#엄마의선택
#쉼을위한결심
#학원운영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