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_
'오늘도 우리는 그리움을 느끼며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고영민입니다. 처음으로 소설 같은 글을 다른 사람들이 보게 써서 조금, 두렵고 걱정되고 힘들기는 합니다. 그러나 시간은 그대로 흘러가고 기다려 주지 않기에. 도전해 보며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독자 여러분들께도 그러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힘든 일이 있더라도 조금씩 극복하고 나아가자고 말하기 위해 썼습니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힘든 삶에서 나아갈 원동력을 얻길 바랍니다.
_고영민_
제1장: 잠과 시간
어릴 때 난 잠은 타임머신이라고 생각했었다. 자고 일어난다면 시간이 건너뛰어져 있으니까. 그러다가 이 타임머신이 불시착해 내가 자다가 죽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좋아했던 친하게 지내던 소꿉친구 누나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이후, 그렇게 건너뛰는 것을 갈망하며 잠을 좋아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시간이 건너뛰어졌다고 여겼던 것은. 그저 내가 잠든 뒤에도, 내 시간이 잠깐 쉬어가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의 시간은 바쁘게 살아가기에 기다려주지 않기에 그런 것이었고 그렇기에 나는 잠을 줄여가며 놀거나 공부하게 되었다. 그렇게 잠의 의미는 내 마음속에서 변해갔다.
내가 자더라도 나에겐 시간여행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고, 그저 잠깐의 체력회복, 의무로써 해야 할 것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난 그렇게 동심과 정체성을 잃은 무색무취의 무미건조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 일어나기 귀찮다. 학교가 기도 싫고 언제 주말이 올까?"
오늘도 맞이한 창백한 기계빛의 아침에서 난 돌아가는 태엽 같은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유영아!, 일어나렴, 지금 8시 30분 늦었어."
어머니가 말했다. 그리고 난 그걸 듣고 놀라며 일어났다.
"뭐!? 지금 시간이 그렇게 됐다고? 으아악! 늦었잖아! 왜 안 말 ㅎ...?...?"
음...? 난 시계를 보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엄마? 6시 30분이잖아? 저 시계 고장 난 거야?"
"아니? 저 시계 맞아. 일부러 일찍 깨운 거야. 안 그러면 넌 늘 아슬아슬하게 일어나선, 지각하거나, 지각할 뻔하잖니."
그 말을 듣고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걸 깨닫자마자 말이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마치 정해져 있던 것처럼.
"나 그러면 좀 더 잘 게."
"안 돼. 일어난 김에 좀 씻고 옷 갈아입고, 밥 먹고 가방 챙기고 그러고도 시간 남으면 책도 좀 읽거나 해. 그리고 또..."
이 말들이 끊기기도 전에 나는
"어~어~ 알겠어."
늘 말하던 대로 무시하듯 대답한 뒤. 나는 다시 자러들어가려 했는데 말들이 들려왔다.
"유영아.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니! 엄마도 출근해야 돼서 좀 있으면 못 깨워줘. 너도 이제 고2니까 혼자서 일어나는 것도 적응하고....."
나는 이제 기나긴 잔소리가 시작될 것을 직감하고 다시 들어가서 잤는데....
왠지 몸이 가볍다. 뭐지...? 뭔가 불안한데라고 생각하며 시계를 쳐다봤을 때.... 8시 30분...
".... 망했네."
그렇게 말하곤 오늘도 지각임을 직감하며, 바쁘게 교복으로 갈아입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갔다.
학교에 도착하자. 늘 같은 방식으로 같은 시간이 흘러갔다.
"유영아. 너 오늘 또 지각이다. 몇 번째 지각이니. 일단 벌점은 받고, 오늘 어머님께 연락드릴 테니까. 내일 어머니 데리고 학교와 알겠지?"
기계처럼 반복되고 있는 선생님의 말에 나는 그저 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상황에 질려버린 나는 책상에 엎어져버렸다. 그리곤 생각했다.
'잠이 정말로 시간을 건너뛸 수 있는 것이었다면...'
누군가가 안 된다고 말하며 다급해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 후, 태엽이 멈췄다.
제2장: 잠과 과거
"유영아!, 일어나렴, 지금 8시 30분 늦었어."
"뭐!? 지금 시간이 그렇게 됐다고? 으아악! 늦었잖아! 왜 안 말 ㅎ...?...?"
음...? 난 시계를 보며 위화감을 느꼈다. 평소 반복되는 일상과는 다른 무언가... 도대체 왜?...? 반복되는 것은 맞는데 무언가 다른 것이 있었다. 시계에 적힌 날짜. 그건 오늘이었다. 어째서? 왜 시간이 되돌아간 거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그런 거라면 꿈속에서라도 더 잠이나 자야겠다.
그런데 내가 잠을 자고 일어나자. 세상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있었다. 내가 학교마저 쨀 정도로 깊게 잠든 것인가?라고 생각하며 시계를 보니 시간은 새벽이었다. 10월 11일 새벽 3시. 4시간. 그 정도 시간이 되돌아가져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여전히 꿈속?'
꿈 속인지 무엇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상황이 이상해져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난 그 이상해져 가는 상황을 따라가려고 애써 보았지만, 시계를 보았지만, 평행선을 달리듯,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말로 시간이 되돌아간 것이라면 어째서 어떻게, 무엇을 기점으로, 누군가가, 어디서 그렇게 시간을 되돌린 것인지 조차, 알 수 없는 것 투성이가 된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다 보니 시간이 되었다.
"유영아!, 일어나렴, 지금 8시 30분 늦었어. 어?... 일어나 있네?! 네가 웬일이야. 일찍 다 일어나고?"
"어쩌다 보니까요 뭐..."
"그러면 옷도 갈아입고, 밥도 먹고 양치도 하고 학교 갈 준비 해. 알겠지?"
"네."
나는 밤을 새워서 피곤한 상태로 어머니께 대답했다. 그리고 정말 피곤한 상태로 학교에 가서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잠에서 깨어났다.
"으음.... 이제 점심시간인가...?"
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대로 서 있었다. 집 한가운데, 조금 전 시계를 확인하던 상황 그대로 말이다.
"도대체 왜 또 지금으로? 그리고 이게 지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조금씩 시간 감각이 없어지는 듯했다. 계속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반대로는 돌릴 수 없는 오르골의 태엽을 억지로 반대로 감아서 오르골이 반대로 돌아가게 하듯 누군가가 계속 시간의 태엽을 반대로 감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누가, 이 태엽을 반대로 감고 있는 것일까?
'........'
생각을 하다가 문득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이 태엽을 감고 있는 것이 나라면...? 계속 내가 잠들 때마다, 시간이 되돌아갔다. 알 수 없지만 그게 계기고 트리거라면.....
멈춘 태엽을 돌리고 있는 것은 나다.
그리고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태엽을 억지로 돌릴 때마다, 오르골의 태엽이 마치 기름칠을 한 듯 더 많이 돌아가는 것 같다. 잠은 오히려 더 적게 자는데, 돌아가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즉, 무조건 내가 돌아갔던 시점 이전으로 돌아가는 거겠지. 그렇다면 언젠가 난 없어지고 말겠지. 그렇다면 난.
'잠들어서는 안 된다.'
제3장: 잠들어서는 안 된다
"...... 죽겠다."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아니 아니, 너무 많이 못 잔 것 같다.
사흘에서 나흘 정도 잠을 자지 못해서 완전 체력이 바닥나기 직전인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버틸 만은 한 것 같다. 물론, 지금 시점이었었다면 말이다. 어쨌든 그런 몸을 이끌고 억지로 등굣길을 걸었다. 그러던 그때, 누군가가 나를 쓰러트릴 기세로 달려와 부딪혔다.
"야. 뭔 일 있냐? 왜 그렇게 안색이 안 좋냐?"
"아... 별 일 아냐. 잠을 조금 못 잤거든."
"뭔 일 있으면 말해라. 우린 학교가 떨어졌어도 여전히 친구니까. 알겠냐?"
이 녀석 이름은 다운, 녀석이 말했듯, 우리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전부 다 같은 학교였고. 녀석은 내가 따돌림을 당할 때도 적극적으로 도와준 녀석이다. 내가 그 누나가 사라진 이후, 잠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매일 같이 잠만 자게 되어서 그걸로 놀림받고 따돌림당했을 때 녀석은 항상 내 근처에 있었다. 그리고 이 녀석은 누구보다도 내 상태를 잘 알아챈다. 내 상태뿐만 아니라, 무슨 독심술을 쓰듯,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듯이 행동한다. 그래도 뭐, 지금은 내가 잠을 조금 못 잔 걸로 생각하겠지. 설마. 뭐 눈치채거나 그러겠어? 그런 나의 안일한 생각은 며칠, 아니 몇 주, 몇 년도 안 가서 깨져버리게 된다. 아니 깨졌었었지. 바로 이렇게 말이다.
'요즘 친구 녀석이 이상하다.'
녀석을 관찰하고 멀리서 지켜보고 행동을 분석하고 기록을 남긴 이래로 처음 보는 일이다. 하지도 않던 혼잣말을 하거나, 잠자야 할 때 집에 불이 켜져 있거나. 갑자기 미친 듯이 웃다가 울기도 한다. 요즘 잠을 못 자서 그런 거라고 하는데, 그것도 이유겠지만, 지금 잠을 자지 못하게 할 정도로 무엇인가.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요인이 있는 듯하다. 그 근거는 녀석은 늘 거짓말을 할 때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왼손으로 감싸는 버릇이 있다. 아까 잠을 조금 못 잤다고 했을 때, 그 행동을 취했다. 계속 더 관찰해 봐야겠다.
10월 16일 금요일
녀석이 나와 대화한 지 하루가 지났다. 어제는 늘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아침 따윈 거르고 늘 가던 길로 등교를 했다. 학교에서는 어째서인지 평소 자던 시간인 9:30에 자지 않았다. 밥을 먹으러 누구보다도 빠르게 급식실에 뛰어가던 시간인 12:20분에는.... 혼자 매점에서 빵을 사 먹었다. 그것도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는 소보루빵을 말이다.
10월 17일 토요일
오늘은 주말이다. 평소의 녀석이라면 6시 정도에 일어나, 8시까지 게임을 하고 9시에 라면을 먹고 다시 게임을 10까지 하다가, 잠깐 밖에서 산책을 할 시간이었다. 그런데, 녀석은.... 계속 밖에 있었다. 따라가면서 행적을 조사해 본 결과, 공원에 있는 하천에 갔다가. 다시 길로 나왔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그걸 정확히 3시간 30분 57.86초 정도 반복하고 있었다. 말려야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계속 나는 그 생각만 반복하고 있었다. 왜일까. 평소였다면 바로 달려가서 녀석이 하는 짓을 막았을 텐데.
10월 18일 일요일
녀석이 나한테 뭐 하냐고 물었다. 녀석에게 내가 들킨 적은 없었는데? 도대체 뭐지? 게다가, 내가 장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내가 있을 장소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어째서지? 그럴 리가?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는데?
도대체 어째서지?
10월 19일 월요일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녀석에게 또 들켰다. 젠장할. 그것도 녀석이 잘 경계를 하지 않는 15시 23분 23.51초인 시간이었는데. 게다가. 내가 매주 나와 녀석을 관찰하는 뒤뜰에 녀석이 알고 있다는 듯 미리 나와서 '왔냐?'라고 했다. 뭐지? 이젠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 동안 기록을 관두고 관찰에만 집중해야 할 듯하다.
10월 25일 일요일
뭔가 알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녀석이 잘 알고 있었는지. 녀석과 대화해 보며 알았다. 녀석은 늘 계속 시간을 건너뛰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추측을 말했더니. 역시나라고 했다. 내가 모르는 것은 없다 녀석에 관해서라면 난 뭐든지 알고 있고 어떤 위협에서라도 지켜줄 수 있으니까. 앞으로 녀석이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덜 적게 돌아갈 것인지를 고민해 봐야겠다. 그리고 난 그를 위해 녀석과 회의를 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엄청나게 암울한 얼굴을 띄고 있었다. 이 일이 실패할 것만 같이 말이다. 뭐 기분 탓이겠지. 그럼 난 계속 녀석을 지켜보며 녀석이 우을 해하는 것을 풀어줘야겠다. 그런데 녀석은 계속 내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말을 걸지만 말이다. 이렇게.
'왔냐?'
한참 전에 누군가가 날 지켜보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아니 알게 되었다. 계속 반복해서 보았다 보니, 알게 되었다. 넌 계속 밖에 있는 나를 의아해 여기며 지켜봤었지. 내가 그걸 알고 말을 하자, 녀석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 후엔 녀석은 내가 돌아간 걸 눈치채게 되겠지. 아니 눈치채야만 해, 눈치챘겠지. 지금쯤. 그리고 녀석은 눈치를 챘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는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짧은 회의들을 거쳤고 녀석은 무언가를 건넸다.
10월 25일의 일기. 이젠 내 기억 속에만 있을 수 있는 그 일기를 지금, 녀석은 그 일기와 함께 지금까지의 나의 행동을 기록한 일기와 편지를 하나 건넸었었다. 여러 개의 일기의 내용은 다 다르고 또 다르겠지만.
편지의 내용은 전에 회의했을 때 준 편지의 내용과 똑같다. 내가 지치지 않도록 늘 준 편지들과.
'일단 최대한 버텨봐, 그리고 안 될 것 같으면, 돌아가도 돼. 네가 돌아가고 돌아가더라도 몇 번이고 눈치채서 도와줄 테니까.'
그리고 난 그에 이렇게 말했었다. 아니, 말했을 것이다인가?
"그래, 나 최대한 버텨볼게."
"어, 일단 우리 해볼 수 있는데 까지 해보면서 해결책을 강구해 보자. 우리 이 난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거야!"
"알겠어? 프렌드?"
"물론이지! 프렌드."
그 다짐이 일주일도 안 가서 깨지기 전까지는 그랬었을 것이었다. 그때는 말이다.
"네...? 어머니가 쓰러지셨다고요? 어쩌다가요? 네... 네... 알겠습니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지금 위독한 상황이셔. 음주운전자한테 뺑소니를 당하셨거든."
제기랄! 왜. 이런 일이 왜 또! 난 흘렸던 눈물을 또 흘리며 달려 나갔다. 몇 번이고 겪어도 적응되지 않았다.
"어머니 괜찮아요?!"
난 다급하게,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또다시 또 한 번 경악했다. 그 말에.
"임종하셨습니다."
제4장: 돌아가자 과거를 향해.
"임종하셨습니다."
난 그리고 또다시 울었다.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울며 밤을 지새웠다. 다시 돌아가기로 다시 또 한 번. 반복했던 내용을 또 반복해야 했다.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행동과 움직이는 시간을 바꾸었다. 어떨 때는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해,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려고도 해 봤다. 그럴 때마다 계속 내용은 바뀌었다. 녀석이 준 일기의 내용은 바뀌었다. 물론 편지의 내용과 녀석이 눈치채는 것은 늘 그대로였다. 그리고 눈치채고 난 후 늘 같이 해결방안을 찾아주었다. 아무리 바꿔도 그건 그대로였지.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도 이번에도 그대로였다. 그리고 난 또 돌아가야겠지. 너무 많이 돌아가서 이제 그걸 과거라고 말해야 하는지, 미래라고 말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또 돌아가면, 헷갈려서 이상하게 말하려나.... 그리고 난 지쳐서 잠들었다.
제3장: 잠들어서는 안 된다
"...... 죽겠다."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돌아오는 것을. 그리고 반복을. 이젠 지친다. 과거와 최대한 행동을 비슷하게도 해보았고 최대한 다르게도 해보면서 계속 변화를 관찰했다. 그런데, 그런데도 변하는 것은 없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지......) 아니 아니.... 잠깐 꼭 이렇게 반복을 해야 하나... 더 많이 더 많이 돌아가서. 애초부터, 근본을 바꾸면 되지 않을까? 그런 거 아닐까?
난 그렇게 간절하게 바라며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자 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푹 잤다. 그리고 반복할 때마다 꾸지 않던 꿈을 꾸었다. 무의식을 꾸었다.
제5장: 꿈속은 무의식
어라... 여긴...? 어디지...?
눈을 뜨자 눈앞에 어떤 사람이 혼자서 허공에 대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것이 보였다. 착각인가?라고 생각했던 순간,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여기가 어디냐고? 음~ 이 누님이 친절히 알려줄까?"
"당신 누구야, 그리고 여긴 또 어디야?"
처음 보는 사람, 몸에서 계속 별가루 같은 빛나는 것들이 조금씩 날리고, 이상한 별 무늬 이불처럼 생긴 두꺼운 망토를 등에 두르고 달 모양 모자와 보라빛깔의 옷 그리고, 별사탕? 막대기를 들고 있는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 이상한 말을 하며 나타나자 난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긴 너의 무의식이야. 네가 잠을 잘 때 시간을 건너뛰었잖아. 네가 늘 거치던 곳이야. 넌 기억 못 하겠지만. 후훗~"
"그래요? 그럼 당신은 절 본 적이 있나요."
"그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
"그렇게 까지 오래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 이 누님은 조금 서운하다. 흥이다!"
"그러던가요 말던가요. 난 이곳에서 빠져나갈 곳을 찾겠습니다. 거기서 계속 삐져있으시길."
"여기서 나가려고 흠~ 그러지 않으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진심이긴 한데, 뭐. 일단 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어."
"그래요? 그럼..."
내가 말을 이어가려던 그때
"안 돼. 나 아직도 삐졌어. 이거부터 풀어주고 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볼에 키스해 줘."
"네? 지금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런 거 못해요. 것보다. 이렇게 이상한 사람한테는 더 더욱이요."
그리곤 우리는 한참 동안 실랑이 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난 엄청나게 고집부려서 나가는 정보를 얻는 데는 성공했다. 나가려면 꿈의 바다를 건너, 생각의 협곡을 지나, 무의식의 문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어쨌든 다시 어머니를 살릴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난 그에 뛸 듯이 기뻐했다.
그때....
'이번에도 기뻐하네... 계속 같이 있자고 몇 번이나 여기서도 말해줬으면서.... 좀 서운하긴 하지만. 행복을 바라줘야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이야! 후훗~'
그녀는 그가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혼잣말을 하다, 이보다 더 작게 그녀가 아주 작게 자신도 안 들릴 정도로 작게 말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를 거야. 널 꼭 기쁘게 해 줄게.'
"지금 무슨 생각하고 계시는 거예요? 얼마나 더 가야 하냐고 묻잖아요!"
"아... 아, 그게...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꿈의 바다야, 근데 이제 곧 밤인데. 꼭 가야겠어? 이 누님 생각엔...~ 그럼 안 될 것 같은데~"
"아니 무의식에도 밤이 있어요?"
난 의아해하며 말했다.
"응, 사람의 무의식은 가끔씩 밤을 맞이하곤 해. 이때 무의식이 가장 약해져서 부정적인 생각들이 형태화 되어 괴물로써 나타나기도 하곤 하지. 그때, 너의 무의식을 차지하려는 부정적인 생각과 이곳 무의식의 방어체계가 마구 싸우게 되지. 여기서 방어체계가 패배하면...."
"패배하면...?"
난 어느 순간 몰입해서 듣고 있었다.
"엄청나게 허무해지고 자괴감 들고, 그 사람은 지쳐버리게 되지. 마치 마음을 송곳으로 계속 찌르는 것처럼 말이야."
"그럼...."
"그래. 지금이 고비야, 넌 지금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어. 그렇기에 무의식의 방어체계가 많이 약해진 상태야. 여기서 네가 무너지면, 그다음은 없을지도 몰라. 그렇기 때문에 이 누님에게만 맡겨둬, 내가 녀석들을 완전히 묵사발 내고 올 테니까. 알겠지~? 대~답~? 네!"
난 그것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왠지 어디선가 본 뒷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무의식 속에 있으면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아마, 전에 여러 번 무의식에서 만나서, 이런 상황들을 많이 겪다 보니 그런 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멍을 때리고 있던 그때, 무의식의 밤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서 자신에게 어떤 마법을 걸던 그녀가 그의 옆에 다가와 있었다.
"저기여~, 저기요~ 무슨 생각하세요~ 유영군~?"
"아... 아! 넵, 그게.... 저 되돌아갈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래요~ 그랬쩌요~? 우리 유영군 많이 불안했군요오~?"
"네... 저 사실..."
난 그 이후로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렸다. 무의식의 괴물들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힘들어서, 지쳐서일까? 난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순간
"괜찮아요~, 괜찮아~ 다 잘 될 거예요~"
그녀가 나를 슬며시 껴안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었다. 그때 난, 뭔가 느껴보았던 따뜻한 기분과, 그녀의 위로가 겹쳐 계속 이 밤이 끝날 때까지 내내 울고 말았다.
그리고 그 후 나와 그녀는 한층 더 사이가 돈독해졌다.
예를 들어, 평소 취향이 뭔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 평소 삶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쉴 때 계속해서 내가 보지 않을 때면 혼자서 무엇인가를 말하거나 자신과 자신의 근처에 거는 마법이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는 별거 아니라며 대답해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린 함께 울고 웃고 할 정도로 서로에게 가까워졌다. 그리고 난 그동안 고통을 잊으며 진심으로 웃고, 행복해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와 함께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얼마 뒤 꿈의 바다에 도착했을 때 난 좌절하고 만다.
쿠와와와와와 쏴아아 아~
꿈의 바다는 뭐든지 집어삼킬 기세로 파도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바다를 횡단해야 했다.
"자아~ 이번에도 힘내서 갑시다아~! 유영군!"
"네엡! 알겠습니다!"
그리고 우린 자각의 배를 준비한 뒤 이 바다를 출발했다. 계속, 계속 그러다. 거대한 괴물이 나타났고 결국, 배는 침몰했다. 꿈의 바닷속에 우린, 휩쓸리고만 것이다. 그곳에서 난, 꿈을 꾸었다.
"유영군~"
"아 네! 무슨 일이에요?"
"유영군! 이제 우리 연인인데 그렇게 딱딱하게 불러서야 되겠어요?"
"아... 아뇨 이제부터 OO이라고 부를게요."
"그럼 전 자기~라고 부를까요?"
"아... 아앗 그그그게...."
"얼굴 좀 빨개진 것 봐요~ 귀여워~"
그렇게 그녀와 난, 행복한 사랑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도 내가 좋아했던, 그 누나와 똑같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리고 그때의 상황에 대한 공포가 올라왔다. 그러나 난 여기서 난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기에, 의지할 사람이 그녀밖에 없었기에, 그녀가 사라지고 난 후 난 조금씩 무너져갔다. 그리고 그런 상태의 나를 보곤 사람들은 날 비판하고, 까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더 무너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날 이상한 정신병자 취급했다. 난 더 무너졌다. 난 더 정신병자 취급을 받았다. 난 더 무너졌다. 난 더 정신병자 취급을 받았다. 난 더 무너졌다. 그리고 그런 난 그녀가 날 배신한 것이라고 탓했다. 그녀가 나보다 더 좋은 남자를 찾아서 떠난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게 되었다. 그녀의 탓이 아님을 알고 있었음에도 내가 제대로 털어내지 못했음을 알았음에도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눈을 떠보니 난, 어느 섬에 있었다.
"으윽.... 여긴 어디야. 아까 꾼 것은 전부 다 꿈이었나?"
하지만 무의식 속에서의 꿈, 무의식은 사실상 현실과 다를 것이 없어, 감각, 감정, 생각 그런 것들을 전부 느끼고 그런 것들이 들어온다고 했다. 일어나지 않은 것일 뿐 사실상 평행세계를 살다 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러나 괴물이 보여준 환상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기에, 그저 망상들이었기에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난, 이러한 상황이 되면 공황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었기에 난 깨어나자마자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지 못했다. 곧바로 무너졌다.
"으어어어아아아ㅏ아아아아아ㅏㅏ아!!!!"
그리고 난 섬에서 외로이 박혀 그러한 감정을 더욱 느껴야 했다. 그러던 와중. 섬에 박혀있던 나에게 나를 섬으로 보낸 장본인인 괴물이 찾아와 나에게 환상을 보여주었다. 내 몸을 차지하기 위해, 녀석들이 술수를 부린 것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챘다. 그러나 난 무너진 상태였기에 그 환상을 보고 완전히 무너져 버린다.
꿈속에 내가 상상만 했던, 그녀가 더 좋은 남자를 만나 떠나가는 상상, 끔찍했다. 현실이 피가 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난 삶을 끊어내려 했다.
'녀석들도 내 몸을 차지하고, 나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헤헤헷, 윈윈, 일타쌍피'
그렇게 생각하던 그때 그녀가 괴물을 쓰러트리고 나타났다. 그리고선 내가 혼자 밧줄에 목을 매려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만둬요! 당신이 뭔데! 당신이 뭔데 내 삶에 참견해?! 난 이제 지쳤어 몇 번이고 돌아가고 돌아가고 돌아가는 것도,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것도, 사람들에게 배신당하는 것도! 이젠 더 이상 겪기 싫어. 아무리 그런 일이 안 일어나게 사람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해도 사람들은 숨기는 것이 있고 뒤에서 마구 비판하는데, 그런 것에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요!"
"뭐....?"
난 그때 처음으로 그녀의 화난 표정을 보았다.
"그런 이유로 너의 소중한 목숨을 끊으려는 거야 유영군? 그것 이상으로 널 좋아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어. 널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다고, 네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사람이 있어, 너와 함께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어, 힘든 일도 함께 같이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
"어디요. 어딜 찾아봐도 없잖아요. 허울 좋은 소리나 거짓말 같은 소리는 그만둬요. 난 그런 이 세상의 거짓말 덩어리에 지쳤으니까."
"거짓말이 아냐. 여기에 있잖아. 난 널 좋아해!"
"그걸 어떻게 믿죠. 당신도 사람인 이상 거짓말을 하고 절 이용해 먹으려는 거 아닌가요. 저 꿈처럼?"
"이렇게 하면 믿을 거야?"
그러고선 그녀는 나에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 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힘든 일이 있거나, 힘든 상황이 생기면, 나한테 의지해. 내가 죽어서라도 널 지켜줄 테니까."
그때 난 느꼈다. 이 사람은 나와 함께 어떤 일이든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그리고 우린 연인이 되었다. 그런 달라진 관계를 가지고 생각의 협곡에 다다랐다. 생각의 협곡은 마치 스핑크스처럼 인생과 삶에 대한 의문점을 내던졌다. 그러나 망설임이 없어진 나는. 망설임 없이 그에게 대답했고 그는 마지막 질문으로 이렇게 말했다.
"틀리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나? 틀렸다면 넌 죽는다!"
"사람이 틀리지 않을 수는 없어, 그러나 이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그에 대한 사죄를 끊임없이 하며, 자신이 치른 일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면, 그렇다면! 난 내가 틀렸다 하더라도 이 자리에 나 자신을 믿으며 설 수 있어!"
"그런가.... 지나가도록 해라. 너라면 이곳을 맡겨도 되겠군."
그리고 우린 무의식의 문을 건드렸다. 그러나 문은 생각보다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잠깐 떨어져 봐. 억지로라도 열 테니."
그녀의 발 밑을 별모양 마법진이 감싸더니 유성우가 순식간에 문에 떨어지듯 아름다운 오로라가 문을 감싸고 폭발했다. 문은 강제로 열렸는데.
"이거 뭔가 이상한데요....? 문이 제 무의식을 전부 끌어들이고 있는데요? 도대체 이게...?"
"드디어 때가 왔어. 미안"
"설마 절....? 아뇨 그럴 리가 없겠죠. 전 믿어요."
"어떻게 보면 널 배신하는 일 일수도 있겠네."
"네...?"
"처음부터 각오한 일이었어."
제6장: 고장 난 무의식
"각오한 일이었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도대체 그게 무슨..."
당황스러운 듯 그가, 아니 내가 물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몸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나온 후, 문에 있던 보랏빛의 바다와 교차되듯 자리가 봐 뀌었다.
"이게 무슨....? 일인 거죠?"
난 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말을 꺼냈다.
"괜찮아. 이걸로 다 괜찮아."
"네....?"
처음 만났을 그때처럼, 그녀가 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안심시켜 주었다. 자신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 직전의 순간까지도 말이다. 계속... 그러나 내가 그것이 무의식에서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어느 한 전자음이 들리기 전까지는
'지지 지직.....'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뒤늦게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자. 문에서 마치 물속에 모습이 투영되듯 어떠한 모습이 비치기 시작했다.
"......"
"오늘도 실패구나. 이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구나. 넌 별의 파수꾼이 되어야 하는데 왜 능력이 이 모양 이 꼴인 거냐."
한 여자가 어린 그녀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래서 원 제대로 후계나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우리 꿈 파수꾼은 세상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규칙 같은 존재요. 그녀는 그 피가 남아있는 유일한 외동이란 말이오. 어떻게 해서든 그 능력을 이끌어 내야 하오. 그녀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말이오."
"하... 그건 그렇죠. 하지만 하필이면 저 애라니. 저렇게 덜 떨어지고 모자란 애가... 말도 하나 제대로 못 하는데, 어떻게 파수꾼 역할을 제대로 할 수나 있겠어요?"
"하지만 정통파 핏줄은 그녀밖에 남지 않았소. 정통파 만이 꿈속 세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것 모르시오? 우리 같은 신예 파는 꿈속 세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다룰 수 없는 것을 모르지 않는 건 아니잖소. 그러니 아까도 말했듯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더라도 너무 뭐라 하지 말고 천천히, 그녀가 할 수 있는 만큼 능력을 이끌어 내면 되는 것 아니겠...."
직영이 계속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던 그때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여자가 그 말을 끊으며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저 애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잖아요. 하.... 그러게 저 애 부모는 왜 저렇게 쓸데없는 애 하나만 남겨놓고는 죽어가지곤. 그러게 왜 그때 사람 하나 더 구하겠다고 난리를 쳐서 멍청하기도 하지. 자기네들이 죽으면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의 인과가 무너질 거라고 생각을 못했나? 책임감이 없는 거야, 뭐야?"
"그건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말가 심하긴 뭐가 심해요 다 맞는 말만 했지."
그렇게 얘기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그 말에 위축된 한 아이가 떨고 있었다.
'아니야, 어머니 아버지꼐선느는 그런 분이 아니셔.... 누구보다도 상냥하고 다른 사람을 위하실 줄 아는 그런 분이 셨어. 그리고 세상을 위할 줄 아시는 분이셨어....'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소리 내어 울 수도 없었다. 아니 울 수 없었던 게 아닌 소리 내어 우는 법을 몰랐던 것이다. 자신에게는 태어나고서 얼마 안 되어, 자신을 아끼던 부모님이 돌아가시며 자신이 짊어져야 하는 숙명이 있었기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견뎌야 했고, 그것이 부담이 되어서 그녀는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법을 잊었기에, 말도, 행동도, 소리 내어 우는 법도 잊고 만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여전히 수련장에는 그녀가 훈련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누구도 옆에 없었음에도, 무엇보다도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에 그녀는 짓눌려, 수동적으로 계속 훈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밤의 꿈결!"
하지만, 아무리 외쳐도 그녀에게 기적은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밤의 꿈결!"
몇 번이고
"밤의 꿈결!"
몇 번이고
"밤의 꿈결"
몇 번이고
"밤의 꿈결...."
몇 번이고...
"밤의.... 왜? 왜 안 되는 거야? 이렇게나 노력했는데, 어째서? 난 몇 번이고 했는데. 왜? 어째서! 어째서냐고... 왜.... 왜? 더 이상 부모님의 얼굴에 먹칠하고 싶지 않은데. 왜? 그 사람들이 더 이상 그렇게 말하게 하고 싶지 않은데 어째서냐고.... 왜!!!"
"........"
그녀의 볼에 꿈의 흐름이 타고 흘렀다. 밤의 보랏빛을 담아서 아주 아름답게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꿈은 그녀를 선택하지 않았다. 현실만이 그녀를 선택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매일매일 그런 나날들이 반복 되었다. 무능한 자신을 욕하는 친척들과 파수꾼의 관계자들, 그것을 넘어 부모님의 희생까지 더럽히는 자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을 수밖에 없는 그러한 현실이 그리고 그러한 현실에 그녀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견딜 수 없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어째서 나는 이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까? 왜 난 선택받지 못한 걸까? 어머니, 아버지 전 어째서 이렇게 나약한 걸까요? 왜 이런 걸까요? 어떻게 하면 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그녀의 물음에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 고통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자신에게 어떠한 대답도 메아리도 들려오지 않는 것은 어째서였을까? 앞에 산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앞에 자신의 길을 알려줄 산과 풍경이, 사람들이 있었다면 괜찮았을까?
하지만 그러한 의문도 그녀에겐 곧 의미 없어질 터였다. 그녀가 죽기로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저 어린 다른 아이들이었다면 유치원에 한창 다니고 있을 아이가 죽기로 결심해서 할 수 있는 생각은 몇 가지 없었다. 높은 산을 오른 뒤 떨어지는 것, 그렇기에 죽음을 결심한 그녀는 계속 높은 산을 오르고 또 오르며 갔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계속해서 뛰었다. 뛰고 있던 순간에 그녀는 돌에 걸려 넘어졌다.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그녀에게 주변의 풍경이 너무 흐릿해서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너무 빠르게 뛰어서였을까? 아니면 계속 흘리고 있는 눈물 때문이었을까? 죽기 직전까지도. 그러한 세상에 그녀는 원망했다.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지 않는, 의지할 사람 한 명 만나지도 못하게 했던 세상에.
그리곤 죽음이 다가오고 있는 절벽을 마주했다. 처음으로 마주한 죽음이라는 공포는 고작 7살짜리 아이가 견디기에는 너무 무서운 것이었다. 계속해서 몸을 떨고 있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이 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었기에. 덜덜 떨면서도 결심했다. 나아가기로. 죽음을 향해.
분명히 그랬어야 했다. 그때였다.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너. 왜 그런 데서 울고 있는 거야? 괜찮아?"
"....?"
그녀의 동년배쯤 되어 보이는 작은 키에 파란 모자, 파란 반팔 옷, 흰 반바지를 입은 한 남자아이의의 질문에 그녀가 당황한 듯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자. 그 소년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무슨 일 있어?"
'무서워, 나 너무 힘들어, 도망치고 싶어. 제발 나 좀 도와줘.'
그녀는 질문에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으나. 공포 때문이었을까? 쌓여온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그때.
무서워하며 떨고 있던 그녀의 심정을 눈치챈 건지. 그 소년이 그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괜찮아~ 다 잘 될 거예요~"
그리고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 엄마가 무서워할 때는 이렇게 하면 무서운 게 다 달아난다고 했어!"
".... 으아아 앙 으으으윽...."
"어?! 왜 울어 괜찮아? 어떻게 된 거야? 응?"
그녀가 처음으로 소리 내어 울었다. 그 소리에 소년이 당황하며 옆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소년의 품속에서 계속해서 울었다. 그 괜찮냐는 한마디가 어린 한 소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큰 위로였기에 그녀는 계속해서 그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소년은 그녀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소년은 그녀가 무슨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듯 조용히 소녀가 계속 품에서 울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 그 산속을 다시 찾아갔다. 가자마자 그녀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후 그와 그녀는 한층 더 사이가 돈독해졌다.
예를 들어, 평소 취향이 뭔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 평소 삶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그녀는 훈련시간 몰래 빠져나가서 그를 만났다. 그 산속에서 말이다. 신나서 뛰어가도 초록빛의 풍경이 살아서 움직이고 신나서 소리를 지르면 그 소리가 그대로 되돌아왔다. 행복했다. 그렇기에 계속 계속 그 산을 향해갔다.
그리고 그러한 그녀의 태도에 어른들은 그녀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저 애는 어차피 저렇게 미칠 운명이었어요. 뭐 하나 할 줄도 없는 애가 하겠다고 설칠 때부터 알아봤어요. 그냥 어디 고아원 같은 데나 보내죠?"
여자가 말하는 것에 여러 어른들이 동조했고 반발하듯 직영이 말했다.
"그동안 계속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당신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신예파의 사람이라 꿈에 간섭을 할 수 없었다고는 해도 너무 한 거 아니냐고, 꿈에 무의식에 간섭할 수 없어서,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이 전부 다 죽거나, 당신을 떠나간 것은 이해해, 하지만, 꿈의 파수꾼들이라면 이건 모두가 겪어야 하는 숙명이야. 만약 우리가, 꿈의 무의식에 간섭에 이를 거절하거나 꺾으려고 하면 더 큰 고통이 찾아오는 법이라고, 저 아이도 마찬가지고, 부모를 잃으면서 그걸 겪었어, 아니, 지금도 그걸 겪고 있고 고통받고 있어. 그런데, 지금 우리가 우리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해서, 저런 작은 아이도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데, 저 아이에게 풀어서 되겠어? 저 아이에겐 죄가 없다고! 이딴 가문에 더 이상 남아있을 이유가 없겠군, 앞으로 저 아이에겐 파수꾼으로써의 삶이 아닌 평범한 삶을 안겨주겠어. 고아원이 아닌 유치원에, 초등학교에, 본래 있었어야 할 자리로"
그리곤 그는 그녀가 숲에서 돌아오자. 그녀에게 의사를 물었다.
"지금 너하고 삼촌은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애들이 다니는 유치원에도 가고, 초등학교도 가구. 엄청 재미있게 살 건데 갈래?"
그가 물었다. 그의 물음에 가문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어차피 대답하지도 못하는 말도 못 하는 어린 꼬맹이가 뭘 할 수 있겠냐고. 하지만 그렇게 여겼던 꼬맹이가 대답했다.
"응, 아저씨는 아버지 하고 어머니하고 나에 대해서 유일하게 좋게 말해준 사람이야. 그러니까 믿어볼게!"
"좋아. 그럼 가볼까?"
그리고 그들이 향한 곳은 아주 작은 지하 단칸방이었다. 가문에게서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듯 나왔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파수꾼의 힘도 빼앗기며 쫓겨났기에 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없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에 직영은 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직영이 말했다.
"미안하다."
그러나 소녀가 말했다.
"괜찮아요. 전 이걸로도 만족해요!"
"그래? 그러면 됐어. 할 말이 있는데 좀 들어줄래?"
그가 안심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지금은 1월이니까? 2달 뒤에 여기에서 조금 떨어진 초등학교에 가게 될 거야. 가고 싶어?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가고 싶어!"
소녀가 대답했다.
그 둘은 2달 동안 정말 아버지와 딸처럼 지내게 되었다. 스스럼없이 말이다. 차갑고 깊고 무서운 곳이었지만, 따뜻한 행복이 그녀를 감돌았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한 가지 슬픔이 남아있었다. 계속해서 그 산에 가지 못한 것, 그 소년을 만나러 가지 못한 것이 행복한 그녀에게 한 가지 외로움이 되었다.
"그때 소년도 마찬가지였어."
무엇인가에서 느꼈던 기억, 감정이 무의식의 저편에서 떠올라 유영이 해설에 덧붙여 말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말했던 것인지라. 그는 자신이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 뒤의 이야기를 읊고 있었다.
"소년과 소년은 2달 뒤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바로 그 소녀가 다니게 된 학교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서, 때어놓으래야 때어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둘의 관계는 중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나 함께였다. 그들은 함께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을 얻었다. 한 일화를 보자면
12월 25일 목요일 날씨는 맑은(?) 겨울이었다.
"드디어 약속한 날이야!"
유영은 생각했다. 크리스마스이브였기 때문일까? 드디어 그녀에게 자신의 본심을 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두근거리고 있었다. 긴장하고 있었다. 그 탓이었을까? 1시간 먼저 나와버리고 말았는데 그의 앞에 훨씬 더 일찍 나와있는 그녀가 있었다. 그녀도 자신처럼 긴장하고 있었던 걸까? 생각하며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혹시 내가 많이 늦게 온 거야?"
"아냐. 나 나온 지 몇 분 안 됐어. 한 3분 됐나?"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손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차가운 날씨에 장시간 손이 있었다는 것이라는 것을 눈치챈 유영은 그녀가 자신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함임을 눈치챘다. 그리곤 그녀에게 말했다.
"혹시 손 잡아도 될까?"
"어...?, 어..."
"추우면 춥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도 돼, 언제든지 내가 옆에 이렇게 있어줄 테니까."
유영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러나, 유영도 이렇게 행동하면서 부끄러웠는지, 그녀의 눈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채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 추워서 그렇게 된 건지, 부끄러워서 그렇게 된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잠깐 정적이 이는 분위기 속에서 그가 먼저 정적을 깼다.
"그럼 우리 갈까?"
"어...? 어!"
그렇게 그들은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처음은 역시나! 귀신의 집이지!"
그녀가 말했다. 그러자 유영은 몸서리치며 반응했다.
"어..?, 그.., 그것보다는.... 저기 다른 놀이기구가 낫지 않겠어?"
"어~ 혹시 지금 무서워하는 거야 유영군~?"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가자!"
그녀가 유영의 손을 잡으며 유령의 집으로 이끌었다.
'...... 어떡하지, 어떡하지, 괜히 약한 척하고 싶지 않아서. 무섭다고 말 못 하고 와버렸어 어떡하지'
그렇게 유영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읽은 듯 그녀는
"혹시나 지금이라도 무서우면~ 포기해도 돼요. 유영군~"
"아니! 하나도 안 무섭거든?"
유영이 발끈하며 말했다.
"흐음~ 정말이지? 그렇다면 자, 가자 이제 우리 차례인 것 같은데."
"벌써?"
그가 당황한 듯 말했다.
"역시나 무서운 거 맞네. 괜찮아~ 이 누님께 잠시 기대어도 돼."
"무서운 거 아니거든?"
그러면서 유영은 유령의 집에 들어갔으나. 결과는 역시나...
"......"
"어이~ 유영군 괜찮은 거 맞아? 눈에 초점이 없는데?"
"...... 유령이 하나, 둘, 셋, 넷.... 으어어어...."
"유영군~?"
그녀가 계속해서 유영에게 말을 걸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
"아...? 어.... 괜찮아."
"근데 저 안에서나 여기서 전부 다 괜찮지 않아 보이던데, 저 안에서, 계속 누나, 누나 거렸잖아. 계속 같이 가자고 그러고, 옆에 있어달라고 하고 의지해달라고는 했지만, 너무 의지한 거 아냐. 그래도 귀여...."
그녀가 하려던 말을 갑자기 멈추었다. 갑자기 말을 왜 멈추었는지 궁금했던 그는 물었다.
"귀가 뭐요?"
"아냐. 아무것도 아냐."
'흐아아~ 나도 모르게 귀엽다고 말할 뻔했어. 어떡하지 들었는데 모른 척하고 있는 거면 어쩌지. 흐아아아~'
침착한 척 말하고 있던 그녀가, 이러한 생각 속에 잠기면서, 얼굴이 붉은빛을 띠는 장미처럼 어느 새에 변해있었다.
"아, 귀 시리다고요? 그럼 잠깐만요. 흣차, 됐다."
그가 주머니에서 핫팩을 꺼내 그녀의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귀와 얼굴에 걸쳐서 데었기에, 마치 그가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듯한 형상이 되었다. 게다가, 얼굴의 거리감도 가까웠기에, 멀리서 사람들이 본다면, 애정행각이라도 하고 있나? 하고 오해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감이었다. 그는 이를 의식하지 못한 듯했다.
"....."
"? 무슨 일 있어요? 응...?"
뒤늦게 그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어떤지 뒤늦게 눈치채고 말았다.
"아. 앗! 미안. 너무 과했나?"
"......"
그는 그러고선 멀리 떨어져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롤러코스터를 타러 가자고 하곤, 타고 내려왔는데....
"......."
"많이 무서웠구나... 계속 내 옷소매 꽉 잡으면서 안 놓으려고 하더니, 나하고 똑같네?"
"......"
"아니야~ 유영군, 누님을 그렇게 얕보면 쓰나~?"
"...."
'음? 전혀 신빙성이 없는 말 같은데.'
그는 덜덜 떨고 있는 그녀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를 말했다가는 한 바탕 제대로 삐질 것 같아서 그는 말하지 않고 넘어갔다.
'나도 무서운 게 있으니까, 무서운 게 있는 건 당연한 거야. 서로 무서운 게 있으면 그것으로부터 서로 의지하면서 이겨내면 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후 한참을, 그들은 시간을 보냈다. 밤이 되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논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놀이공원을 나서, 근처 호숫가를 걸으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재미있었지? 그렇지? 특히나 그 퍼레이드에서 폭죽이!"
그녀가 신난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에 호응하듯 그가 말했다
"그렇죠 진짜, 신기했어요. 어떻게 그런 묘기를 부릴 수 있는 건지!"
"맞지 맞지?"
"그렇죠 그렇죠?"
맞장구를 치던 그들의 손이 맞닿고 눈이 맞닿았다. 그 순간 유영은 생각했다.
'지금이라면 지금이라면, 지금 말해야 해!'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가 원하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크흠... 밤하늘이 예쁜 것 같아."
그때였다. 그녀가 소리쳤다.
"잠깐! 말 돌리지 마!"
그리곤 유영이 그에 당황한 듯 대답했다.
"어?"
"뭔가, 지금 하려던 말이 있었는데.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안 한 거지. 그럼 내가 먼저 말할 게"
"나! 너 좋아해!"
"어...? 어?"
"어떻게 생각해?"
"어?... 어?"
당황한 그가 말을 하지 못하고 있자.
"설령 네가 지금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더라도 지금 이 말만은 꼭 해야겠어. 그리고,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돌아보게 만들면 되니까!"
그녀가 순식간에, 다가서더니 그에게 입맞춤을 했다. 차가운 겨울길이었지만, 춥다는 것도 잊을 만큼, 갑작스러운 전개였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나도 널 좋아하니까."
그리곤 그가 그녀를 꽉 껴안았다. 그 후 말했다.
"어느 순간, 어느 때에라도 우리 함께 하자. 힘든 순간에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고, 기쁜 순간에는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자. 알겠지?"
"응!"
그녀가 기쁜 듯이 대답했다. 그리곤 그들은 서로 약속을 남겼다.
"약속, 복사, 도장까지 꼭 약속이다!"
그녀가 말했다. 그 후 그가 대답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늘 약속했었잖아. 꼭 지킬게!"
그에 보답하듯 그녀도 말했다.
"응 나도!"
그러나 그 다음날, 그녀가 갑자기 사라졌다.
아니 사라지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도 그리고 직영에게도.
처음으로 그가 무의식의 내레이션과 함께 읊던 내용과 다른 내용이 들려왔다.
꿈의 파수꾼의 힘은 의지, 사랑,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는데 가문은 이를 몰랐고 그냥 자연스레 발현되는 것인 줄 알았으나, 그녀가 가문을 나가고 긍정적인 삶을 살게 되고 그녀가 파수꾼의 힘을 찾게 되자. 가문이 그녀를 다시 찾게 된 것, 직영이 힘을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가문에 다시 돌아가는 것을 막으려다가 인질이 되었고, 결국 그녀가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다시 가문에 끌려가게 되었다는 것.
유영이 처음으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읊던 것과 다른 내용이 나오자, 어째서 자신이 이 이야기를 알고 있는지, 어째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내용인 것인지. 생각하며 자신의 깊은 무의식의 생각 속에서 빠져나오자. 그는 눈치챘다. 자신보다 한 두 살 많았던 자신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소중했던 사람, 자신이 좋아했던 그 사람. 그녀의 무의식임을 눈치챈다. 그러나 어째서 그녀의 무의식과 기억이 자신의 무의식의 문에서 비치고 있는지, 그는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을 파악하려 했지만, 파악하기에는 그에게는 무리였다, 하지만 그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그러는 동안 그녀의 무의식 속의 이야기는 계속 진행이 된다.
가문의 무의식 관리관에서 관리관이 그녀에게 말했다.
"넌 이제 무의식의 파수꾼으로써 일해야 한다. 알겠나?"
"제가 왜요? 전 다시 돌아갈래요. 유영이하고 약속한 게 있단 말이에요!"
"그게 무슨 대수야?"
그렇게 말하는 가문의 관리관이 그녀에게 뺨을 휘둘렀다.
"꺄악! 이게 지금 뭐 하는...?"
오랜만에 느낀 아픔을 참고 눈을 돌린 그녀는 여느 때와 같이 냉정한 표정으로 서있는 가문의 사람을 보았다.
"나야 말로 묻고 싶은데, 지금 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은 멸망할 수도 있다고 정신 차려, 네가 몇 년 동안 무능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해서, 죽어나간 사람만 몇 명인지 알아? 아냐고!, 네가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면 스스로 고통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은 몇 없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돼. 지금 네가 그렇게 히히덕거리는 동안 전 세계 인구의 반이 줄었어. 알아! 그것도 단 8년 정도 만에 그런데도 지금 넌 도망치겠다고? 우리 가문 사람들은 이걸 줄이겠답시고 별에 별일을 다 했어. 근데 총책임자인 네가..."
"당신들이 그렇게 만들었잖아! 애초부터, 당신들이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데, 아무것도 없잖아, 안 그래? 할 수 있는 것도 못하게 만들어놓고 책임감과 무게감, 공포 고통에 못 이기게 해서 도망치게 해 놓고 뭐? 지금 와서 잘 되니까 돌아오라니 뭐라니, 어쩌고저쩌고 하~ 난 그런 당신들과 함께 살 작정도 없고, 견딜 필요도 없는데~ 굳이, 난 다시 돌아갈 거야."
"... 정말로 그럴 거냐? 그런다면 네가 소중히 여기는 그 아이도 이것에 휘말리고 말 거다. 봐라!"
작은 수정구에 무언가가 비추었다. 그것은 지금 문에 나오고 있는 이야기의 형상과 어째서인지 많이 닮아있었지만, 조금 다른 형태를 띠었다. 조금 더 흐릿하고 선명하지 않은, 마치 차 창문에 김이 껴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형상을 어떻게든 제대로 잡아서 보려는 형태처럼 말이다.
'그때의 난....'
나는 떠올렸다. 그때 난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태로 많이 불안해져 있는 상태였다. 갑작스럽게 음주운전 뺑소니를 당해 돌아가신 아버지, 그로 인해 생계를 책임지게 된 어머니, 늘 고통 속에서 우는 어머니를 보면서 고통을 참고 버팀목이 되어야만 했다. 무너져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일하시던 중 크게 다치셔서 정신을 잃는 중상을 입으시고 나는,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니던 학교마저 잠깐 꿇고 돌아와야 했었다. 얼마 뒤 정신을 찾으신 어머니가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학교에 가라고 하셨으나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계속해서 일해야 했다. 그러던 와중 어떤 순간에도 함께 서로 의지하고 지켜주자던 그녀도 하루 뒤 갑자기 사라져서, 불안했다. 세상에 혼자만 남은 것 같았다. 소중한 사람들이 하나씩 사라져 갔다. 이러다 남은 어머니 마저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 거지 불안감에 휩싸였었다.
그렇게 불안감에 휩싸였었던 순간,
"커헉.... 흐에억..."
숨을 쉬기 힘들어졌었다. 막중한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그때의 난 공황발작이 일어나서 죽을 뻔했다.
난 그때 생각해 보면 처음으로 무너진 게 아닐까? 그리고 그때의 일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조금이라도 나의 근처의 소중한 사람이 다치거나, 나에게서 멀리 사라지려고 한다면,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도 공황이 오는 트라우마가 생기고 말았다. 그만큼 무너져 있었던 상태였다. 그녀가 돌아오더라도 그 상태가 이어졌다면 나는 분명히 공황으로 인해 죽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위태위태한 상태였다. 그때의 나의 모습을 본 그녀였다면 분명히 이렇게 말했겠지?
"할게요!"
'그녀는 날 배신했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날 지키려 했던 거겠지. 자신이 아무리 힘들어도 말이야.'
"이제 너는 거의 무의식, 즉 무의식 공간 속에서 살면서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밖에 나가는 건 거의 불가능하겠지."
"예~? 하지만 그런 건 질색인데요~ 제가 원해서 여기 온 것도 아니고, 억지로 끌려온 거 인 데다가. 지금도 저하고 제 부모님을 욕하는 사람 투성이인 곳에서 제가 왜 일해야 하죠~?"
그녀가 자신을 협박하여 억지로 파수꾼 역할을 맡게 한 가문을 비꼬듯이 말하자 가문의 관리관이 그녀에게 말했다.
"끽, 해봐야 휴가는 2~3년에 1번 정도 나올 수 있을 거다. 그때, 다시 그 아이를 만날 수 있겠지. 그것 정도는 우리도 방해하지 않겠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다. 그녀가 고등학생 3학년이 되었을 즈음의 시점이었다.
".... 하아~, 지친다 지쳐~ 하지만 그래도 견딜 수 있어. 곧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래도 전에 많이 해두었던 것들이 있어서, 이제 많은 무의식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게 되었어, 이제 어떤 무의식의 밤이 와도 무섭지 않다고!"
"그래서~, 유영이의 무의식과 운명도 볼 수 있게 되었지~!, 이런 걸 보는 건 조금 마음에 찔리지만~, 어쩔 수 없다고, 혹시나 내가 없는 틈을 타서 다른 사람하고 잘 되고 있거나. 막~ 그러고 있을 수도 있는 거잖아?"
그리곤 충격적인 것을 보았다.
"죽는다고....? 유영이 어머니께서? 게다가 유영이까지?"
그녀는 충격에 손에서 들고 있던 유리컵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그렇게 고민하던 그녀에게 곧바로 해결책이 떠올랐다. 그녀의 능력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래 이걸 이용해서 무의식을 건들어서 그가 할 행동을 바꾸는 거야! 그러면, 괜찮아 질지도 몰라!"
그녀의 마음속에서 조금의 불안감이 올라왔지만, 그녀는 이를 억누르고 마법의식을 준비했다. 그리곤, 인과관계에 크게 간섭하는 마법을 사용했다.
"운명과 날"
그러자 그녀 근처에 푸른빛의 건물의 기둥을 세우듯이 올라오고, 주변을 돌았다. 그리고 그 뒤 날아가는 창처럼 기울어진 뒤, 그의 무의식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곧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짙은 검은빛을 띠는 그의 무의식, 그의 운명이라는 과녁에 날아가 꽂혔다. 그리곤 색깔이 초록색, 생명을 뜻하는 색으로 바뀌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괜찮았다. 아니 괜찮아야만 했다.
챙그랑, 그녀가 들고 있던 유리잔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다시 한번 났다. 처음에는 무의식의 수정에 그녀의 마법이 꽂히는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응? 유리잔이 왜 또 떨어지지? 이게 무슨 일이지?"
"설마?, 안 돼, 그건 안 돼 잠깐만,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을 거야. 뭐라도 한다면 막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되면 유영이에게 어떤 불행이 찾아올지 몰라. 그건 안 돼."
"제발...."
"제발...."
"제발....!"
그녀의 외침이 수많은 무의식들 속을 지나쳤다. 그러나 그런 간절한 외침이 무색하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외침으로 돌아가버리게 되었다.
"안 돼!"
그리곤, 수많은 반복이 시작되었다.
그 반복의 과정 속에서 그녀는 그의 반복을 끊을 방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 방법을 찾는데 실패하면 실패할수록, 그의 반복 횟수는 늘어만 갔고 그의 정신상태는 피폐해져 갔다. 그러던 와중 그녀는 꿈의 도서관에서 유일한 방법을 찾게 된다.
"유영의 능력은 지금, 인과관계가 깨지면서 내가 사용했던 능력의 일부가 들어가면서 유영에게도 꿈의 파수꾼의 힘이 생긴 거야. 그것도 무의식 속에, 그걸 없애보려고 어떤 짓을 다했는데도, 아무 변화도 없어,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 고민하던 그녀의 옆에 갑자기 투투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책들이 떨어졌다. 그 책들 중엔, 무의식 내부를 건드는 방법이라는 책이 있었다.
"무의식 내부를 건드는 방법? 이거다! 이거라면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계속해서, 계속해서 페이지를 정신없이 넘기고 또 넘겼다. 그러나, 그녀가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 제50페이지에서 해답을 찾게 된다.
"무의식을 깨고 희생시키는 마법?"
"사용자는 무의식 내부를 건들고 싶은 사람의 무의식의 최중심부, 무의식의 문을 깨부순다. 그리고 그 내부를 건들면 된다. 경고, 이 마법은 무의식을 강제로 파괴하는 것으로 이 마법의 대상자는 코마 상태가 되거나 죽거나, 정신 이상 상태가 됩니다."
"하아~ 이것도 못 쓰겠네."
책을 덮으려던 순간, 마지막 페이지 뒷면에 유의사항이 적혀있었다.
"*주의* 무의식은, 다른 무의식을 희생시켜 희생된 무의식을 촉매로 회복시킬 수 있음. 그 과정에서 촉매로 이용되는 무의식을 되살리기란 거의 불가능. 그러나, 의식에 사용된 마법의 화력보다 강한 화력이 있다면, 가능하다. 그러나, 의식이 진행되기 전까지 무의식의 주인이 이 의식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의식 진행이 불가하며 촉매로 사용된 무의식 또한 되살릴 가능성이 없음."
제7장: 필요한 정신
"남은 방법은 이것 하나야. 어찌 되었든 이렇게 할 수 밖엔 없어. 내가 죽는다 해도."
그녀가 책을 덮으며 결심을 한 듯 일어섰다. 그리곤 다시 그를 만날 준비를 했다. 그가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를 구할 수 있다면 자신을 희생할 준비를. 그것이 무엇인지 지금에서야 어렴풋이 느끼고 유영은 불안한 감정을 느꼈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옆에서 힘이 빠진 채로 쓰러져있는 그녀를 보았다. 조금씩 형체가 사라지는 것 같이 보인다. 같이 보이는 것이 아닌 정말로 그런 것이었다. 그 순간, 유영에게 또다시 트라우마가 덮쳐왔다.
"커헉! 헉..."
'이까짓 거에 질까 보냐. 난 버림받지 않았었어, 사실은 뒤에서 더 도움받고 있었어 그리고 소중한 사람이 떠난다 해도, 사라진다 해도, 언제나 나의 마음속에서 추억이든, 기억이든 어떤 형태로든 남아있는데, 그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고 기억 속의 소중한 사람들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면 내가 나아가길 바라겠지. 그때의 어머니가 날 신경 쓰지 말고 학교에 가라고 했던 것도, 누나가 나를 위해서 싫어하는 가문에 다시 들어갔던 것도, 내가 더 단단해지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랐던 거라는 걸 이제는 이제는 알겠어. 그리고'
'이제는, 내가 지킬 차례잖아.'
그는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통스러운 몸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어, 약간이지만 내 무의식을 이용해서 저 문이 다시 완전히 닫혀서 누나의 무의식을 완전히 삼켜버리기 전에 꺼내면 돼.'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어!'
그는 그렇게 되뇌며 조금씩 나아갔다. 조금이라도 멈추면 쓰러질 것 같았기에, 멈출 수 없었다. 문을 향해 나아갔다. 문이 그녀의 무의식을 완전히 촉매로 사용하기 전에, 그녀의 모든 기억과 무의식을 쏟아내고 닫히기 전에, 늦기 전에, 계속해서 나아갔다. 그리곤 문을 향해 자신의 몸을 던졌다.
그는 무의식을 다룰 수 있는 파수꾼의 가문이 아니기에, 지금 무의식의 일부로써 무의식에 구현된 자신의 의식의 형태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잘 된다면 문을 막을 수 있을 것이고, 잘 되지 않는다면 그는 완전한 정신병자가 될지도 모르고 그녀 또한 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잘 될 가능성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망설임 없이, 문틈 사이로 뛰어든 것이다.
그 후. 문이 닫히는 것이 느려지더니, 문의 움직임이 서서히 멈추었다.
'잘 된 건가? 아냐 아닐 수도 있어. 마지막까지 문을 붙들고 있어야 해.'
그렇게 생각하며 문이 움직이지 않도록, 유영은 문을 붙들었다. 그리고 그 바람에 답한 듯 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인가 이상했다. 문은 멈추었지만, 계속해서 그녀의 무의식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파도가 일렁이듯 계속 일렁이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그가 당황하고 있었을 때였다. 옆에서 일어난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너무 무모하잖아. 그랬다가 무의식에 큰 손상이라도 갔으면 어쩌려고 그래? 하..... 그래도 고마워, 나를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해줘서. 근데, 조금 비극적인 사실을 말하자면 나를 구하는 데 성공할 확률을 거의 0%에 가까웠나 봐. 저기 문을 보면 내 무의식과 완전히 연결되어 있지? 저걸 끊어내려면 엄청나게 큰 충격이 필요한데, 내가 문을 강제로 부수기 위해 사용했던 그 마법보다도 강한 화력이 필요했을 거야. 내 생각으로는. 그보다 더 큰 화력을 일으키는 건 엄청난 우연이 일어난다면 가능했을지도 몰라.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을 거라고 가능해야만 했다고 내가 어떻게든 그 화력을 만들면 된다고 아니, 만들 계획이었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떠한 마법보다 강한 무의식을 이용한 지금도 실패한 걸 보면.... 책에 있던 경고문을 처음 보고 그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될 운명이었나 봐."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 있던 순간 그가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왜? 나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어? 그랬다면, 그랬다면 내가 뭐라도 더 생각해서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왜? 우리 서로 의지하고 맞기 기로 하지 않았어? 어떤 힘든 순간이더라도 함께 나아가기로 맹세했잖아."
그녀가 뒤이어 말했다.
"으음~? 왜일까~?
...... 사실은, 너에게 내 책임과 무거운 짐과 아픔과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어, 주고 싶지도 않았고 넌 늘 행복했으면 했어. 오래오래 살아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했어.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이유도 있었고."
그가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행복하지 않다고 네가 없는 세상에서는. 네가 없어진 이후로 늘 제대로 산 적이 없었어. 학교에는 지각하기 일쑤고 수업시간에는 계속 잠만 자고 삶에 대한 열정을 완전히 잃어버렸었다고."
그녀가 뒤이어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네가 없으면 행복하지 않아. 그래선 난 너와 요 며칠 같이 있으면서 행복했어,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어. 이대로 내가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말이야. 그래서 결심했어. 너의 삶을 지키자고, 너의 웃는 얼굴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야. 결과적으론 잘 안 된 것 같네...... 미안.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했지? 좀 더 너하고 많은 걸 얘기했어야 했는데."
그녀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나 시간은 그녀가 그럴 행동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듯 그녀의 몸은 더욱더 일렁이듯 왜곡되어 갔다. 조금씩, 점점 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 돼.... 안 돼..... 제발, 사라지지 말아 줘. 제발...."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간절함, 슬픔, 아픔 여러 감정이 섞여서 흐르는 듯했다.
그때였다. 무의식의 문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괜찮아요~, 괜찮아.'
"어?"
유영이 놀라며 화면을 바라봤다.
'이렇게 말하면 되려나~? 아마, 미래의 너는 이걸 보고 있지 않으려나? 싶은 걸~? 아마 지금의 나는 이제 몸을 가누기도 힘들고 말하기도 힘든 상태려나~? 하하~ 엄청 무거운 상황을 너무 가볍게 말하고 있나. 흠~ 흠~ 어쨌든, 나는 지금 모든 일이 잘 안 풀렸을 때를 가정해서 메시지를 남기려고 해.'
'우선은 미안, 내가 이런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 건 널 믿지 못해서는 아니야. 내 정체를 밝히지 않는 것도 계획을 말하지 않는 것도, 네가 나에 대한 걸 눈치챈다면, 계획에 대해서 알게 될 거고 그럼, 이 계획은 절대로 진행될 수 없게 되어 버려. 그래도 잘만 한다면 이 계획 전체가 성공할 수 있어, 물론 성공할 가능성은 낮겠지만, 잘만 한다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거야. 할 수만 있다면 말이야. 날 믿어줘! 물론 모든 일이 끝난 후에야 듣게 되겠지만 어쨌든 믿고 의지해줘 꼭! 해낼 테니까. 알겠지?'
'그리고 고마워, 뭐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삶에 지쳐있던 나를 도와주고 행복이란 걸 알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그녀가 말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굉음과 함께 빛이 나더니 유영이 나타났다.
'어라? 생각보다 일찍 왔네. 흠! 그럼 나중에 다시 보자! 네가 내 눈앞에 있지만 이런 말을 하는 건 이상하지만 말이야.'
그리고 다음 순간으로 기억의 흔적은 흘러갔다.
"여기가 어디냐고? 음~ 이 누님이 친절히 알려줄까?"
"당신 누구야, 그리고 여긴 또 어디야?"
계속해서 있었던 일의 내용이 나왔다. 그때 갑자기 나오고 있던 형상의 화면이 또 한 번 지지직거렸다
'크흠! 안녕~? 오늘도 참 재미있고 좋았어, 네가 지금 내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난 좋았어, 마치 처음 만났을 때의 상황에서 반대가 된 것 같아서, 뭔가 신기하기도 했고, 너하고 처음 만난 것처럼 서로에 대한 얘기를 하니까 재미있었어. 오랜만에 장난도 치고 티키타카 하면서 대화하니까 정말로 좋았어. 특히나, 내가 볼키스 해달라고 했을 때, 얼굴이 하하~ 정말 볼만했다니까~?'
그녀가 희미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리고 다시 기억의 파편은 흘러갔다.
"저기여~, 저기요~ 무슨 생각하세요~ 유영군~?"
"아... 아! 넵, 그게.... 저 되돌아갈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래요~ 그랬쩌요~? 우리 유영군 많이 불안했군요오~?"
"네... 저 사실..."
"괜찮아요~, 괜찮아~ 다 잘 될 거예요~"
또 한 번 화면이 바뀌었다.
'안녕~ 또 왔어, 오늘은 네가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나도 조금 힘들었어. 넌 매일 이런 기분이었겠지? 내가 어릴 때 훈련이 힘들어서 도망쳐 나올 때마다 네가 이렇게 위로해 줬었는데 말이야. 그때 정말 따스한 느낌이었는데, 지금도 이렇게 있으니, 따스하고 행복해. 무엇보다도 네가 눈앞에서 자고 있는 게 귀여워~!'
"힘든 일이 있거나, 힘든 상황이 생기면, 나한테 의지해. 내가 죽어서라도 널 지켜줄 테니까."
'까야아~ 오늘은 내가 드디어, 드디어 해냈어. 심장이 쿵쾅거려서 죽는 줄 알았어. 온몸이 완전 덜덜 덜덜 떨렸다니까? 근데 나 좀 멋있지 않았어? 아직도 두근거리는 것 같아. 드디어 다시 우리가 사귀는 사이가 됐어! 호칭은 어떻게 할까? 이제부터 어떻게 대해야 하지 까야~! 근데 잠깐만, 우린 이미 사귀고 있던 사이였던가~? 네가 날 지금 못 알아보고 있는 거긴 하지만, 서운해~ 조금 많이! 일부러 내가 말하지 않고 있는 거긴 하지만, 지금은 못 알아봐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서운해~ 나 삐졌다~ 흥~!'
"사람이 틀리지 않을 수는 없어, 그러나 이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그에 대한 사죄를 끊임없이 하며, 자신이 치른 일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면, 그렇다면! 난 내가 틀렸다 하더라도 이 자리에 나 자신을 믿으며 설 수 있어!"
'오늘 너 정말 멋있었던 거 알아~? 진짜 다시 한번 반했다고! 원래도 반해있긴 했지만 말이야. 어쨌든 보면서 행복사 할 뻔했어~.... 앞으로 곧이 네, 조금만 기다려. 꼭 해내 보일게.'
"이게 무슨....? 일인 거죠?"
"괜찮아. 이걸로 다 괜찮아."
'의식이 흐려지고 있어... 쓰러지면 안 되는데 한 번 더 훨씬 더 강한 마법을 저기에 퍼부어야 하는데..... 일어나야 해. 일어나야 하는데.....'
그리고 그녀는 쓰러졌다. 그리고 무의식에서 보이고 있던 시점은 끝이 났고 현재의 시점으로 돌아왔다.
"...... 나야말로 고마워. 계속 말하고 싶었을 텐데, 나를 위해서 끝까지. 이렇게까지 해주어서, 나도 정말 그동안 행복했어. 고마워."
유영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고마워. 나와 함께 해주어서."
그녀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니 이젠 사실 없어져 가는 존재임에 분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말을 했다.
"나야말로, 고마워. 정말로 행복했어!"라고
그리고 불렀다. 유영은 그녀의 존재를 있지 않기 위해서. 그녀의 이름을.
"...! 응. 이 순간들은 잊지 않을게. 계속 가져갈게 영해야."
"응!"
영해가 기쁜 듯 대답했다. 그리고 영해가 사라졌다. 그 자리에 남은 건 적막, 영해가 살았던 삶의 흔적, 그리고 첫사랑의 슬픔이었다. 유영은 그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마치 비어있는 그의 무의식이 그의 울음소리와 눈물로 가득 찰 만큼......
제8장: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리
그리고 조금(?) 많은 시간이 흘렀을 때, 그는 최대한 웃으며 살아가려 했지만, 삶에서 웃음을 다시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24시간 방에 틀어박혀 지냈고 다운이 옆에서 계속 분위기를 풀려고 하고 웃긴 소리도 해보았지만 소용이 전혀 없을 만큼.
그리고 그는 잠을 잘 수 없었다. 꿈속으로 간다면, 잠에 든다면, 무의식으로 돌아간다면.... 그 자신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이 잠을 자지 않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그렇게 최대한 견디던 유영은 결국 잠에 들고 만다.
"... 으음 여긴 어디지....?"
"일어났어~? 자기야~? 한참을 안 불러도 안 일어나길래~. 한참 동안 쳐다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쉽다~."
'꿈?'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꿰뚫은 듯 영해가 말했다.
"으음....? 꿈은 아니긴 한데, 그만큼 행복해~"
"....?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긴~ 여긴 또 다른 현실이야. 계속해서 여기서 우리 둘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마법을 걸어뒀었지."
"아! 그러고 보니. 내가 계속 물어봤을 때, 대답 안 해 줬던 거 그거 말하는 거지."
"응~ 그거야!, 이건 내가 주는 작은 선물이야......."
그리고 그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학교생활도 행복하게 하고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결국 아이들이 독립을 하고 아이들이 연인을 소개하고 결혼을 하는 것을 지켜보고 응원하고 슬퍼하고, 행복을 빌고, 그 후 손주를 보게 되고 명절 때마다 다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그 둘은 거의 한날한시에 죽게 된다.
그 후 유영이 눈을 떴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돌아왔다. 다시 원래의 현실로, 그곳에서 살았던 것이 평행세계였는지, 무의식 속의 세계였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어느 쪽의 세계이든, 두 세계 모두 현실이기에, 그가 살았던 것은 현실과도 같았다고 할 수 있다. 영해는 유영에게 선물을 남긴 것이다. 그리고 유영은 생각했다.
그러한 선물을 그녀가 남긴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그리곤 생각했다. 더 이상 슬퍼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그걸 보는 것이, 자신 또한 행복하다는 것을 말하르리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곤 힘드지만.... 앞으로 나아가고자 다시 등굣길에 나섰다.
'펄럭'
"응? 뭐지. 여긴 옷을 파는데도 아니고, 깃발 같은 것도 없는데 뭐지?"
유영이 근처에서 펄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근처를 돌아보았다.
"저 망토는....."
그리곤 유영은 보았다. 좁은 골목 구석에 보이는 익숙한 망토를. 그 뒤를 그 골목길을 미친 듯이 뛰어서 쫓아갔다. 계속해서 넘어지고, 벽에 박고, 다치더라도 계속해서. 쫒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보았다. 반짝이는 별빛들이 그의 근처를 수놓고 있었다.
"아... 아아아아....."
그는 흘렸다. 반짝이는 별빛들을
혼자서 해보는 막간 Q&A (보면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쑥쑥 올라간다고?)
Q0. 마지막 순간에, 유영은 꿈의 파수꾼의 상징인 망토와 별가루가 흩날리는 것들을 봅니다. 근데, 이때 유영이 미친 건지, 아니면 진짜 영해가 살아있는데 그 흔적을 본 건지, 아니면 다른 꿈의 파수꾼을 본 건지 궁금합니다.
A1: 처음부터 결말에 대해서 강한 질문인데요. 으음.... 저는 독자들에게 생각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싶지만 확실한 건, 뭐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거겠죠.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 새드엔딩이라면 새드엔딩이 되겠죠. 뭐... 작품을 보고 해석하는 것은 여러분 하기 나름입니다. 여러분이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이지 않을까요?
Q0-1. 그런데 만약에 진짜로 영해가 살아있었고 그 흔적을 유영이 본 것이라면 유영과 영해는 다시 만났을까요?
A1: 아마 그렇지 않았을까요? 근데 저도 저 이후의 일은 확신할 수 없어. 처음 받은 질문에서 말했듯, 독자 여러분들이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Q0-2. 마지막에 영해가 준 선물로 무의식 세계였니, 평행세계였니 하면서 막 말하지 않았습니까. 근데 이런 식으로 전개하면 사람들이 보았을 때 많이 화나할 것 같은 것을 의식하고, 후의 스토리를 추가했나요?
A2: 아뇨? 전혀요. 모든 스토리 플롯은 처음부터 짜놓았고, 독자 여러분들을 놀라게 할 만한 반전의 열린 결말과 여운을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썼습니다. 보여주려면 일전에 써놓았던 전체적인 스토리 플롯에 대한 내용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즉, 처음부터 구상하고 쓰고 있었습니다.
A: 자 그러면, 이제 결말부와 관련한 질문 말고, 조금 새로운 질문받겠습니다!
Q1. 유영이 무의식 속에서 괴물의 망상에 의해서, 정신이 무너지는 것 같던데, 어릴 적의 유영과는 너무 다른 거 아닌가요?
A1: 유영과 다른 주변인물은 서로 버팀목이 되고 의지하는 형태입니다. 누군가가 흔들리면 의지할 곳이 되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유영도 사람이기에, 어떨 때는 버팀목이 되고, 어떨 때는 버팀목에 기대는 것이겠죠, 그리고,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유영은 수십만 번이나, 계속 루프 하는 것을 반복하며 어머니를 구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계속 공황도 오고 정신적으로 불안해진 상태였습니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미쳐버려도 과언이 아닌 상태였다고 할 수 있겠죠, 또한, 무의식을 지키는 그녀인 연해 또한, 그를 구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이를 실현할 가지의 수를 찾으며 애쓰고 바쁜 상태였던지라, 그의 무의식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무의식을 제 상태로 관리하지 못했고, 무의식에서 보여주는 세계는 무의식을 거쳐 의식까지도 전부 다 지배하여 그것에서의 감정, 감각등 전부 현실처럼 느끼기 때문에, 오히려 이 상황에서는 유영이 잘 버틴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의식 상태가 제대로 관리되어 있지 않아서 조금의 정신을 흔드는 공격만으로도 무너질 수 있음. 그런데 유영은 엄청나게 많은 횟수의 좌절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견뎠고 그렇기에 저 정신공격에 완전히 미치지 않고 견딜 수 있었던 것임.)
Q2. 그러면 그 수많은 루프를 모두 연해와 유영이 함께했나요?
A2: 아뇨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유영이 연해에게 도달한 것은 수십만 번 중에, 많이 쳐줘봐야, 몇 백번, 적게 치면 수십 번 정도 일 겁니다. 하지만 연해는 유영이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를 구하기 위해, 몇 번이나 고군분투하며 그녀 또한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Q2-1. 그런데 유영이 잠들어야만 루프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을 텐데. 유영이 자신의 무의식에 도달했고, 그 과정에서 실패를 했다면 루프 되지 않고 바로 끝났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째서 그러지 않은 것인가요?
A2-1: 제가 한 표현을 보면 유영은 루프 하기 위해서 잠에 듭니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는 표현이 아닌 무의식을 꾸었다고 하죠. 유영이 잠에 들고 루프의 과정 중에서 무의식 속에 들어간 겁니다. 간단하게 표현해 보면
잠 -> 과거 이게 원래의 과정이지만
잠 -> 무의식 -> 과거가 되었고
유영이 거의 반죽음 상태가 되거나, 죽었다고 한들. 이 잠으로써 일어나는 루프의 흐름은 멈추지 않기 때문에 그가 죽었어도 과거로 돌아간 겁니다. 즉, 이미 루프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그가 죽어도 그것마저 루프가 되었다고 할 수가 있겠네요.
Q3. 꿈의 파수꾼이라면, 주변인들이 상처 입고 다치거나, 죽는다고 했고, 이를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고 했는데 맞나요?
A3: 네, 맞습니다. 정통파 핏줄의 파수꾼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 무의식에 간섭하여 운명을 바꾸려고 한다면 이는 명백히 인과 위반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에 동화되어서, 가끔씩 주변인들을 만나는 것이 인간관계의 전부일 겁니다. 어쨌든 연해가 운명을 바꾸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도, 그로 인해 유영이 수많은 고통을 겪게 된 것도 이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Q3-1. 그럼 유영이 시간을 루프 하게 된 것도 그녀가 무의식에 간섭해 운명을 바꾸려고 해서 그런 건가요?
A3-1: 어느 정도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녀는 이 사실에 대해서 가문에서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가문이 그냥 그녀를 아니꼽게 보아서 말하지 않은 것이니까요.
Q3-2. 그런데 직영은 이를 알고 있는 듯한 행동과 말을 취하는데 왜 그녀에게 말해주지 않았나요?
A3-2: 직영은 이를 말해줄 수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계속 인질로 잡혀있었기 때문에 말할 틈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Q3-3. 그런데, 연해는 무의식에 동화된 뒤에 그를 만나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유영의 부모님과 유영의 죽음에 대한 인과는 그냥 사소한 우연으로 인해서 생긴 일인 건가요?
A3-3: 아뇨,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그녀가 그녀 자신도 모르게 힘을 발현하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으로 충분히, 그 몇 년 사이에, 직영과 유영, 유영의 부모님에게 영향을 미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녀가 지고 있던 책임이라는 것이 주변인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이겠죠. 그러나, 연해와 유영은 이로 인해 생기게 된 시련을 서로라는 버팀목에 의존해 버티며 나아갑니다. 저는 그러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Q4. 유영의 친구인 다운은, 유영에게 과하게 집착? 같은 것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정말 이걸 우정이라고 볼 수가 있는 건가요?
A4: 작품에서는 미처 언급하지 못했지만, 다운이 그를 계속 지켜본 것은, 그가 공황으로 인해서 쓰러지지 않을까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를 일기에 적어서 기록한 것은, 일전 유영을 괴롭히던 불량 학생들이 유영을 오히려 나쁜 사람으로 몰아갔는데, 자신이 매일 적었던 정상적인 자신을 중심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적었던 일기와, 자신이 찍어놓았던 동영상 덕에 그들의 음모를 막고, 그의 누명을 벗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생긴 일종에 과보호랄까? 뭐랄까?라고 말해두고 싶네요. 다운에게 생긴 오해는 그들의 우정을 다루는 단편소설에서 풀 예정입니다.
Q5. 아까 다른 단편소설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 혹시 이와 같은 세계관, 같은 인물로 이야기를 쓸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A5: 네 물론입니다. 일단 아까도 말했듯, 다운과 유영이 겪었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따로 얘기하기도 할 거고요, 이제 연해와 유영의 러브코미디스러운 이야기와 같이 작품 내에서 제대로 서술되지 않은 이야기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더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이 짧은 유영의 시간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유영하는 이 여행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이러한 세세한 이야기들을 자세히 묘사하지 못해 생긴 오해들은 최대한, 이 후속 편에서 이어나가 줄여버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한 이와 같은 세계관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이야기를 장편으로 쓸 생각도 있고 평행세계라 해야 할지 무의식 세계라 해야 할지 뭐, 그건 독자분들에게 어떤 세계인지 남겨두고 싶은 세계이겠지만 그 세계에서 있었던 영해와 유영의 이야기만큼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쓸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설정집 등을 통해서 작품의 배경과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얘기해 볼 예정이니, 잔뜩 기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Q6. 아까 5번째 질문에서 유영의 이름을 가지고 유영한다고 하셨는데 이는 의도하신 건가요?
A6: 네 물론입니다. 초기에는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에 초반부에는 독백으로 최대한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죠. 그런데 1장 초중반 독백이 끝나고 난 후 급격하게 이름이 많이 언급이 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텐데, 이때 대략적인 플롯을 다 만들어서, 이때, 시간과 무의식을 여행하는데 뭔가 시간과 무의식은 흐르는 물 같으니 이를 헤엄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되겠는데.... 그럼 뭐 하지? 하다가 아하! 유영 괜찮다. 하고 유영으로 결정한 뒤에 계속해서 그 후에 이름을 남발했습니다.
Q7. 다른 등장인물의 이름도 마찬가지인가요?
A7: 으음.... 솔직히 말하면, 다운과 직영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이라도 이름에 다른 의미를 담을 수 있다면 담고 싶네요... 하지만 연해의 이름은 의미가 있습니다. 연해는 땅과 맞닿은 바다를 뜻 합니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헤엄친다는 유영의 이름과 뭔가 맞는다라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이름 지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약간 그런 의미에서요. 연해는 간단하게 말하면 얕은 바다니 사람이 헤엄치기 편하겠죠. 그렇기에 힘든 유영을 마친 유영에게 잠깐 쉬면서 헤엄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줄 겁니다. 또한 그런 얕은 바다에서는 사람들이 잘 헤엄치지 않고 파도만 보거나 지나치거나 잘 다가가려 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몸이 젖을까 봐요. 마치 가문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런 겁니다. 하지만, 유영은 어떠한 편견도 없이 유영을 했기에 그녀에게 마음에 위로를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켜 주기 위해 그러한 이름을 지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Q7-1. 그런데 이름하니까 생각난 것인데, 작품 도중, 유영과 영해는 서로를 거의 호칭으로 부르지 않네요? 이게 어떻게 된 건가요?
A7: 그게 말이죠, 일단은 처음에 연인이 되었을 때의 그들은, 음... 네, 시간이 없었습니다. 연인다운 일을 할 시간이 없었죠. 영해가 하루 만에 그 지역을 떠나게 되면서 말이죠, 그 후에는 이제 우리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호칭으로 불렀을 것이고 또 기억이 돌아오고 난 이후로는 며칠 간의 말을 몇 년의 말버릇이 이겼다고 해야 하나요? 그들이 소꿉친구였던 시간이.... 생각해 보면 훨씬 길잖아요. 기존에 있었던 말버릇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Q8. 그런데 연해의 이름은 작중 극 후반까지도 계속 언급이 되지 않죠? 그건 왜 그런가요?
A8: 연해가 극 중반 즈음에 나온 것도 이유가 될 것이기도 하고 또한, 저는 계속해서 그녀의 존재를 미스터리한 존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눈치가 좋으신 분들이라면 그녀가 과거 유영이 좋아했던 사람이었겠구나, 짐작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 플롯을 짜면서 구상을 다한 이후부터 독자분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기 위해서, 그녀의 존재를 계속해서 숨기고자 했습니다. 마지막 즈음에, 그녀의 존재를 밝히고 그다음에 이름을 유영이 트라우마 때문에 제대로 기억하기 힘들어하고 부르기 힘들어하지만, 이를 이겨내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성장을 부각함과 동시에, 더 큰 여운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Q9. 작품과는 연관이 없는 질문이지만, 혹시 글을 쓰면서 힘든 것은 있었나요?
A9: 네. 진짜 많았습니다. 일단, 플롯을 짜는 것부터 애를 먹었습니다. 어떤 스토리가 좋을까? 매 챕터를 쓰며 다음 챕터, 그다음 챕터, 그 그다음 챕터, 결말까지 생각하며 연결성 있게 쓰려고 하니, 머리가 진짜 아프더라고요, 그게 절 애먹게 했습니다. 또한, 캐릭터를 짜는 것에도 상당히 애를 먹었는데요, 유영은 그냥 뭐 이때 나이대 소년을 생각하면서 만들었고, 연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직영은 책임감 있고 정의로운 어른 상이 나타내진 인물로 보이게 하고 싶었고, 다운은 그 무엇보다도 의지할 수 있는 친구상을 생각하면서 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하던 것과는 다르게 다운만 조금 오해의 소지가 많아지게 써버리는 바람에 조금 많이 곤란해져버리기는 했지만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다운의 캐릭터성을 살릴 수 있을까? 하면서 고민을 한 게 며칠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애를 먹지 않았나?라고 생각합니다.
뒤늦게 깨달은 사실 (TMI 방출!)
브런치 스토리는 이런 글 쓰는 플랫폼이 아닌가????????????????????????????????? 아. 이런 글 쓰기도 하는구나... 하고 글을 계속해서 썼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