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비는 내리고
더위에 찌들었던 나를 이 비가 내 마음을 온통 적시네
마음도 이내 차분해지고
비가 내 마음속으로 들어갈 때
음악이 내 귓가에서 울리고
시간이 멈춘다
성난 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 갑자기 세차게 내리는 비는
나의 모든 주위를 감싸며 쉬게 만든다.
이 비가 오래도록 계속 내리기를 원하지만
이 친구는 곧 떠나가겠지.
하지만 그 음악도 남고 그 기억도 남을 거야.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주던 내 친구처럼
이 비는 나에게 귓속에 속삭이면서 떠나겠지
얼마 후에 네가
원한다면 다시 돌아올 거라고
하염없이 비는 내리고
음악은 내 영혼 속에 흐르고
어느덧 내 마음도 슬픔으로 흘러간다
누군가 나에게 어두워 보인다고 내게 물을지라도
나는 굳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으련다.
이 빗속에 내 슬픔도 같이 흘러내린다는 사실을
억지로 거부하지 않으련다.
이런 슬픔도 나에게는 의미가 있으니까.
비는 어제도 내리고 오늘도 내린다.
연이어 내리는 여름비는 나의 발걸음을 슬픔 속에 잡아둔다
이 비가 비록 나를 우울하게 만들지라도
나는 이 슬픈 비를 즐기고 싶고
이 비가 곧 또다시 무거운 더위를 몰고 올 것을 알기에
여전히 이 빗속에서 우울한 음악을 듣고 싶네
우산 쓴 꼬마들은 천사처럼 예쁘게 재잘대는데
어른들은 비를 피하면서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고
여름비의 이런 풍경이 9월이 넘도록 이어지기를
폭풍처럼 쏟아지는 이 비가 한줄기 희망으로 흐르기를
내 마음속에서 음악이 되어 흐르기를
끝없는 더위에 힘겨운 나에게
이 비는 내 마음속에 속삭이며 다가온다.
이제 그만 이 비는 떠나갈 거라고
그래야 이 비가 더 그리울 거라고
내가 비를 그리워할 즈음에 다시 돌아올 거라고
하염없이 비는 내리고
내 마음에도 슬픔의 비가 내리고
그 속에서 음악이 조용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