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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도 Jan 17. 2022

0.내가 코로나에 걸릴 줄은 몰랐다.

죄인

2020년 1월 경 한국에서 처음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 대륙발 바이러스인 COVID-19, 일명 코로나.


2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지긋지긋한 코로나 시국.

그동안 누적 확진자는 약 69만명, 사망자는 약 6,300명...

아직도 하루에는 수천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거리두기가 진행중이기도 하지만

늘 조심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내가 정말 코로나에 걸릴 줄은 몰랐다.


그리고 나는 죄인이 된 것만 같다..


1월 8일. 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고, 저녁에 술 한잔을 했다.

'겨울에는 방어지'하면서 방어회에 소주 한잔 나누었다.


1월 10일. 월.

동료들과 점심에 즉석 떡볶이를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함께 한잔 했던 친구가 약간 감기 기운이 있다며

코로나 검사를 받는다고 했다.

별일 없겠거니 했다.


1월 11일. 화.

여느 아침과 다르지 않게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출근을 마쳤다.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코로나 양성이 나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나는 바로 회사에 얘기를 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다.

그리고 오후는 재택 근무로 전환.


1월 12일. 수.

오전 7시 30분경 음성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회사에 전달하고 정상 출근하였다.


확진자와 직접접촉한 사람은

예전에는 자가격리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수동감시대상자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상생활은 가능하고,

개인적으로 증상 체크하며 조심하면 된다고 했다.


오전까지는 딱히 증상이 없었지만

회사에서는 혹시 모르니 재택으로 전환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가 되더니

기침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그냥 목감기겠거니 했는데

기침이 조금씩 심해지고 목이 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열은 나지 않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으니

그냥 목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1월 13일. 목.

목이 점점 붓고 기침도 계속됐다.

그래도 코로나는 아니라는 생각에

집에서 그냥 있었다.


1월 14일. 금.

집에 계속 있었더니 찌뿌둥하기도 했고

목감기 약을 먹으면 금방 낫지 않을까 싶어서

오후에 잠깐 외출을 했다.


약국에 들러 목감기 약을 사고,

카페에 들러 캐모마일 티를 하나 사왔다.


약을 먹고 자다 깨다 하니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1월 15일. 토.

수동감시대상자는 확진자 접촉 후

6~7일 후에 재검사를 받고,

그때도 음성이 나오면 수동감시대상에서 해지된다고 한다.


그래서 오전 10시, 바로 집 근처 선별진료소로 갔다.

검사를 받고,

어제 따뜻해서 효과가 있었던 캐모마일 티를 또 샀다.


약 덕분인지 기침도 줄었고, 목도 거의 다 나았다.

그렇게 마음 편히 집에서 쉬었다.


1월 16일. 일.

아침에 전화 진동소리에 깼다.

이때부터 쎄했다.

보통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문자로,

양성이면 전화로 알려준다고 했기에

나쁜 소식임을 직감했다.


정말 믿고 싶지 않게도

수화기 너머에선

내가 코로나 양성이라는 얘기를 전달해주었다.


그리곤 곧 역학조사관에게 연락이 갈테니

협조해달라고 하였다.


언제부터 증상이 있었는지,

백신은 접종하였는지,

접촉자는 누구인지,

키, 몸무게, 흡연여부, 음주유무 등 몇 가지를 답하였다.


그리고 시설에 가지 않고 자택에서 치료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니 자가진단키트 등을 자택으로 보내준다고 하였다.


이 사실을 회사에 알렸다.

이때부터 나는 정말 죄인이 된 것 같았다.


안 그래도 프로젝트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데

지원으로 들어간 내가 코로나에 걸려서

다른 분들 시간까지 뺏은 꼴이 돼버렸다.


함께 식사하셨던 분들,

프로젝트 PM님,

본사 비상대책반,

팀장님 등

여러 분들께 연락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래도 다들 괜찮다고 해주셨지만

죄스러운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코로나에 걸렸고

22일까지 격리되어 자택치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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