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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도 Oct 01. 2022

'떡볶이' 말고 '떡보끼' 주세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많은 이들이 한번씩은 들어봤을 만한

베스트셀러 제목이다.


얼마나 맛있으면, 얼마나 좋아하면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데

그 순간 떡볶이가 먹고 싶을까.


국민간식 '떡볶이'의 위상이 대단히 상승한 것 같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떡볶이가

어느 맛칼럼니스트에 의해

이름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가래떡이 들어간 고추장찌개’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떡볶이는 떡을 볶지 않는다. 가래떡과 기타 재료에 국물을 넣고 끓인다”

“주요 양념은 고추장인데, 조리법에 따라 이름을 다시 붙이면 ‘가래떡이 들어간 고추장찌개’가 적당하다

“고추장을 안 쓰는 떡볶이도 있으니 ‘가래떡이 들어간 매운 찌개’란 이름도 괜찮아 보인다

                                                                                                               - 맛칼럼니스트 페이스북 글 인용 -


떡볶이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어리둥절할 것이다.


떡볶이를 떡볶이라 부르지 못할 위기에 처한

홍길동이 되어버린 떡볶이 마니아들..


그들을 위해 재밌는 제안을 해볼까 한다.



최근 K-POP이 전 세계적으로 흥하면서

K-FOOD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 떡볶이도 포함이 되는데,

영어로 쓰면 'tteokbokki'가 된다.

이걸 다시 소리나는 대로 읽어보면

'떡보끼'가 된다.


자, 이쯤에서 한글 맞춤법 규정을 하나 가져와봤다.



[제4절] 합성어 및 접두사가 붙은 말

[제27항] 둘 이상의 단어가 어울리거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은 각각 그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붙임 2]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예시로는 며칠, 사글세, 부리나케 등이 있겠다.

몇일(x) - 며칠(o), 삭월세(x) - 사글세(o), 불이나게(x) - 부리나케(o)


위 규정을 근거로, 

어원이 분명하지 않다면

원형을 밝히지 않고 소리나는 대로 적고 있다.


그럼 맛 칼럼니스트가 얘기한 것처럼

떡볶이는 볶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볶다'는 어원을 살릴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렇다고 구구절절

‘가래떡이 들어간 고추장찌개’라고 하는 건

더 별로인 것 같다.


그럼 K-FOOD의 세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한글 맞춤법 규정도 준수하며,

전혀 생소하지 않은 이름.


'떡보끼'라고 부르는 게 어떨까.



오늘 저녁은 로제떡보끼를 시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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