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탄생 그리고 초보 엄마
우리 아이는 기질이 예민하고 울음이 많았다
잠투정 낯가림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잠들었거나 울거나 둘 중 하나였을 정도로
어찌나 울어대는지
새벽엔 울음을 달래다
품에 안은 채로 잠든 적도 많았다
26살 초보 엄마는
육아보단 꾸미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았기에
예민한 내 아이가 세상에 적응하기 어려운 만큼
나도 육아에 적응해 내기가 어려웠다
35살 남편은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지나며
많이 힘들어했다
이어지는 술자리, 회식
집에 돌아오면 지쳐 쓰러지듯 잠들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새벽같이 출근했다
마치 하숙생 같기도 하고
가장이라는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35살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서로 열심히 주어진 인생을 살아냈다
수유내복을 입고 잘 나오지 않는 모유를 쥐어짜 내던
산후도우미가 다녀간 30일 이후
아들과 어린 엄마는 둘만의 사투를 벌였다
분유를 먹이기 시작하고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분수토 매일 나오는 빨래
젖병을 닦고 씻고 목욕시키고
잠들 시 전엔 잠투정이 어마어마했다
무엇 하나 힘들지 않은 게 없었다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제대로 잘 수 없다
분수토를 자꾸 하던 어느 날은
병원으로 달려가면서
친정엄마에게 펑펑 울며 통화했던 일도 있었다
사춘기가 지나고 난 딸의 울음소리를
엄마는 아마 처음 들어봤을 것이다
눈물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아이가 크게 아픈 걸까
걱정되는 마음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엉엉 소리 내어 길에서 울었다
눈물을 그칠 수가 없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던 신혼집은
유모차로 외출도 하지 못했다
눈이 온 바깥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음에도
우울했다
남편은 육아를 부탁할 수 없을 만큼 더 바빠졌다
주말에도 출근을 했으니 말이다
가끔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는
새벽에 아이를 살며시 데리고 나가
비행기를 태워주고 놀던 다정한 남편이었다
아침잠이 많은 나를 위한 배려였다
우리 아이는 건강히 무럭무럭 자라났지만
나는 100일이 다 되어갈 무렵 우울함에 웃음을 잃었다
그러다 왜인지 문득
도리도리 까꿍과 잼잼이 떠올랐다
옛날 할머니들이 했던 그 놀이
바운서에 누워 모빌을 보여주던 오후
도리도리 까꿍을 했던 그날
처음으로 아이는 나를 보며 꺄르륵 소리 내어 웃었다
깜깜했던 세상이 확 하고 밝아졌다
"말로 표현을 못해 울음으로 표현했구나 “
깨달았다
그제야 아이의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안해서 눈물이 나면서도 웃음이 났다
아이는 울면서 웃는 나를 보면서도 웃어줬다
얼마 안 있어 뒤집고 되집으며 배밀이를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의자를 드륵드륵 끌며 걸음마 연습도 했다
탕, 툭, 탁, 드르륵, 끼익, 끼리릭
많은 소리를 냈다
목청도 날로 좋아져 제법 아들 같았다
윗집 개 짖는 소리에 분노한 메모에 남겼음에도
정작 우리 아이가 내는 소리는
내 귀에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