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좋은 이웃
분노에 찬 메모를 남겼으나 나는 겁쟁이였다
심장이 콩콩댔다
문을 조금만 열어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윗집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었고
거듭 미안해하며 쪽지를 읽었다고 한다
나는 미안해하는 여성의 반응에
집으로 들어오라 했고
우리 집 식탁에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강아지는 회사에 다니는 동안
집에 혼자 있었고
한낮에 그리 짖고 있는 줄 몰랐으며
혼자서는 관리가 어려워
곧 본가에 보낼 것이라 얘기해 주었다
내가 임신을 한 것을 알고 더 조심할거라며
거듭 미안해했다
윗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손한 태도와 앞으로 해결할 방향까지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
조금 더 친절하게 쪽지를 적을걸 후회하며
일방적인 쪽지를 붙여 미안했다고
나도 고개숙여 사과했다
개가 본가에 갈 때까지
멍멍 멍멍 멍 멍 한참을 짖어댔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고 들리지도 않았던 것 같다
윗집의 태도에 귀트임은 바로 닫혔고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방법은
이웃의 태도에 달렸다는 걸
이때 알았다
시간은 흘러
겨울이 되었고 출산을 했다
꼬물꼬물 신생아와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층간소음 피해자였던 내가
육아를 시작하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때까지는 전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