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행복해
이제 아흔을 바라보시는 나의 친할머니
내가 중학생 일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계속 혼자서 살고 계시는데
코로나 때문에 맘 편히 찾아뵈지도 못하고, 할머니는 더욱더 고립된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
할머니는 전화 통화할 때면 늘 변함없이 호탕한 목소리로 맞아주시는데
얼마 전 아버지와 통화 중에 할머니가 최근에 모습이 많이 변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의 아이들이 눈에 띄게 자랄수록
할머니의 시간도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를 위해 코코아 마들렌을 만들어 보내기로 했다.
예전에 할머니 댁에 갈 때 사갔던 수제 초코파이를 할머니가 굉장히 맛있게 드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 할머니가 달콤한 것을 좋아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할머니, 초코 좋아하세요? 초코빵 만들어서 보내드리려고요."
"응. 초코~ 좋아하지~."
오븐에 갓 구운 마들렌을 한 김 식혀 포장을 한 후
최근 가족사진이 담긴 액자를 함께 들고 우체국으로 달려간다.
달콤하고 그윽한 코코아 향과
나의 진한 그리움이 상자를 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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