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땡이에게서 세상 모든 생명으로.
2024년 봄, 아이를 떠나보낸 뒤 처음으로 이 책을 읽고 쓴 글.
괜찮아, 함께할 시간이 아직 있잖아
-고양이 말기 간호, 임종 케어 첫걸음-
네코비요리 편집부 저자(글)
박제이 번역
야옹서가 출판
2024.4.8 씀
내가 이 책을 산 건 2021년이었다. 이제 찾아보니 출간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내가 사랑해 마지 않은, 이제는 고양이 별로 떠난 나의 장남이 림프종 판정을 받은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병원에서 생존률이 거의 희박한, 수많은 임상 사례 중에서도 회복된 경우는 유일하게 한 건에 불과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암투병을 시작했을 즈음,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구매했던 책.
하지만 고양이 말기 간호, 임종 케어 첫걸음이라는 부제가 묵직해서 정작 내 고양이의 투병 동안은 펼쳐 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 사실 그럴 여력도 없었다. 초반은 약먹이기와의 전쟁이었고, 식욕이 줄어들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먹게 할까. 활기를 찾게 해주기 위해 무슨 일을 해줄까. 많은 이들이 위험하다고 한 산책을 하는 냥이가 되기까지, 하루 하루가 아이에게 그러했듯, 내게도 투쟁이었다. 그렇게 아이가 스스로 걷고, 움직여서 조금이라도 음식을 먹고, 견디고, 이겨내기까지의 무수한 나날, 내게 책 읽을 여유 같은 건 없었다.
어찌어찌 가까스로 내 아이는 훌륭하게 림프종을 극복해냈지만, 투병 당시 먹은 약이 내 아이의 심장을 아프게 만들었고, 다낭성 신장염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픈 아이를 눈 앞에 두고,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부모는 없을 테니까. 나는 림프종 약으로 2년의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작년 여름, 내 아이는 망가진 심장과 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신장, 그리고 간수치 악화로 약 한 달 정도의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몇 번이나 기적을 보여준 내 아이는 병원에서 말한 시간보다 두 배 가까이 살다가 엄마 아빠의 포옹 속에서 평안하게 떠나갔지만,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해도, 사랑하는 이의 떠남을 직시하기에 사람은 너무나도 나약하다. 속수무책으로 밀려드는 슬픔. 무력하게 울면서 아이와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 나는, 지금도 우리 아이만 떠올리면 눈물이 주륵주륵 난다.
그렇게 아이를 떠나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온지 몇 달이 지나서 나는 이 책을 올해 지난 2월에 처음으로 읽고, 리뷰를 써본다고 오늘 다시 펼쳤다. 모스케가 흡사 작년 더할 나위 없이 예쁜 가을 하늘에 영원한 소풍을 간 내 아이 같아서, 또 눈이 새빨개지도록 울면서 읽었다. 모스케를 떠올리는 게 더이상 작가에게 아픔이 아닌 것처럼, 나도 내 아이와의 기억을 추억처럼 남겨 놓겠다고, 이 글을 읽는 동안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아픈 고양이를 케어하며 무수히 많은 순간 무너지고, 다칠 무수히 많은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고마워, 모스케. 그리고 수많은 세상의 모스케들아. 덕분에 우리 아이와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해주어서. 내 아이와 함께, 아프고 힘들었던 모든 냥이들, 더 나아가 그 모든 생명들이 저 하늘 위에서 부디 행복하고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