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

내 아이를 떠내보낸 후의 단상

by 뚱냥이

2024.6.4에 쓴 글을 수정 없이 올립니다.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를 읽고


켄 돌란-델 베치오, 낸시 색스턴-로페즈 지음

이지애 옮김

아시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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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갔을 때 눈에 확 들어온 제목이었다. 작년에 사랑하는 아이들을 잃고 마음의 허하고 슬펐을 때 만났다면 제목을 보고도 스쳐 지나갔을 터였다. 내 아이를 잃은 슬픔에서 한 걸음 물러나 슬픔을 객관화할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


책의 저자 역시 이렇게 말한다. 때로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사람의 슬픔은 주변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몇 주나 몇 달로 끝나지 않을 수 있노라고. 괜찮아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눈물이 터지고 가슴이 미어지게 보고 싶고, 그러면서도 때로는 일상 속에서 웃을 수 있게 되고... 그 모든 상실과 상실 극복의 과정이, 선으로 긋듯 정리될 수 있는 문제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잊어 버려, 따위의 무신경한 위로나, 너는 잘못한 게 없어, 최선을 다했잖아 따위의 허울 좋은 말보다는, "고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작아지지만 반려 동물에게 느꼈던 사랑은 영원히 우리의 것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진솔한 말이 더 와닿았다. 사랑하는 아이를 앞세워본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기에, 공감이 되었다.


책 초반에 아름다운 구절이 이 책에 대한 나의 모든 인상을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들은 모두 제게 기쁨을 주었고, 사랑의 본질을 가르쳐주었으며 상심의 여정이란 고통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 상실이 가져온 슬픔 때문에 내 삶을 이 영혼들과 공유했던 걸 후회해 본 적은 없어요."


나도 그렇다. 내가 너무 어리고 멀리 떨어져 살았던 탓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없었던 할머니댁 진돗개, 나의 첫 반려동물이었던 하얗고 귀여웠던 문조 한쌍, 고3 시절을 행복하게 기억하게 만들어줬던 슈퍼맨 같았던 토끼, 나의 첫 고양이인 까만 턱시도 아기냥, 내 영원한 장남이자 죽어도 잊지 못할 스코티쉬폴드, 너무 늦게 데려와 아쉽도록 짧게밖에 함께할 수 없었던 아메숏 여아, 그리고 태어나지도 못한 채 사산되었던 내 벵갈 아가들, 모두모두를 사랑한다. 순간순간 미안하고 후회한 적도 많았지만 결국 남는 건 사랑하는 마음 뿐인 것 같다.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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