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니파더 Oct 24. 2024

최근 주목하고 있는 기업 (3)

지평막걸리, 백 년 기업

원래 천천히 다루고자 했던 회사인데 최근 괜찮은 소식들이 연이어 나오는 것 같아서 급하게 '최근 주목하고 있는 회사 3편'으로 글을 씁니다.


지평주조, 봄이·보늬달밤 대만 코스트코 입점…4번째 글로벌 진출 - 뉴스1


먼저 시작하기에 앞서 하나 고백하자면 저는 마트를 둘러보면서 평소 즐겨 먹는 식음료들의 회사를 분석해 보는 변태적인 (?) 성향의 소유자입니다.


이 회사도 그중 하나로 '막걸리를 먹다가 문득 궁금한데?'라는 생각에 기업 분석까지 해본 사례.


오늘의 주인공은 새로운 막걸리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지평주조입니다.


[유통街 경영시계] 100여 년 외길 지평주조, '젊은 사장님'의 막걸리 열정 < 경제 < 경제·국제 < 기사본문 - 이코노믹리뷰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앞서 심사역 입장에서 좋아하는 기업의 조건이 몇 가지 있습니다.


무엇보다 업력이 오래될 것,


기업을 잘 설명해 주는 베스트셀러 제품이 있을 것, 


재무안정성, 특히 자본의 질이 좋을 것 등.


지평주조는 작은 업체임에도 불구, 위에서 이야기 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 그야말로 '히든 챔피언'이라고 생각해요.

공식적인 설립일은 2016년이나 양조장으로 시작한 연도를 따지니 1925년.


거의 백 년 기업입니다.


본사도 서울이 아닙니다.


지자체를 제대로 홍보하는 듯합니다.


실적을 봅니다.


최근 5개년 연속 매출액은 상승세입니다.


핵심 경쟁력은 무엇보다 맛에 있습니다.


막걸리는 웬만하면 구분하지 않고 먹는 제가 술집에 가서 '지평 막걸리로 주세요'라고 묻는 걸 보면, 말 다했죠.


(기업 간접광고 아님. 실 사례임)

그건 그렇고...


갑자기 제 눈에 이 기업이 띈 이유를 분석해 봤습니다.


실적도 실적인데 그동안 자신들의 핵심 경쟁력인 맛을 잘 유지해 오다가, 젊은 사장님 (3대 계승자라고 하네요)의 신선한 마케팅 능력까지 더해져 폭발한 듯합니다.


역시나 스토리 라인이 좋습니다.


지평주조 "올해 매출 역대 최고 500억원 예상" | 연합뉴스


작년 연초에 목표로 했던 500억 목표는 수출에서 예상치만큼 나온 지 않아 실패했습니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볼륨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이 기업은 수출을 선택했네요.


사업적인 요인이긴 한데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도 모두 수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수출의 시간' 지평주조, 국내 최대 막걸리공장 완공 | 서울경제


대규모의 Capex 투자는 완료했는데 해외로 수출하자니 여러 가지 규제가 발목을 잡는 형국.


막걸리 특성상 살균 처리를 해서 캔의 형태로 해외로 보내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인 듯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 경쟁력인 막걸리 맛이 변하게 되는 리스크가 있는 것 같네요.


반도체로 치면 제대로 수율이 안 나오는 것 같은 느낌?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업사이드가 있는 기업이 되느냐,  현재에 머무르는 기업이 되느냐를 가르는 기준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독] 지평주조, 미국ㆍ유럽 ‘막걸리 수출’ 쉽지 않네 - 이투데이


오늘 급하게 나온 기사를 보니 위에서 우려했던 수출 시 맛이 변질되는 부분은 어느 정도 해소한 것 같아요.


다행입니다.


추가로 재무분석을 해보려고 했는데 아래 블로그에 좋은 분석글이 있어서 굳이 또 하지는 않겠습니다.


글 쓰신 분이 PE 운용역인 듯한데 이 정도면 간단하게 보기에는 충분하기에 재무분석은 아래 참고하시면 될 듯.


지평막걸리 제조 회사(지평주조) 분석_기업 분.. : 네이버블로그


한 가지 추가적인 제안을 하나 해 보면 '부채비율 관리를 세련되게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자본에서 이익잉여금의 규모가 꽤 되는데, 거기에만 그치지 말고 재평가를 통해 장부상 재무건전성을 조금 더 보완하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 가능하다면 아래와 같은 선순환 구조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유형자산재평가 → 기타포괄손익 자본편입 → 총자본 증가 & 부채비율 개선 → 신용등급 상향 → 금융비용 및 조달비용 감소


동시에 차입금 구조도 재구조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최근 공장 증설로 장기차입금, 그중에서도 시설자금이 많이 늘었는데 (약 300억 가량) 금리가 꽤 높더군요. 더불어 원금상환 규모가 꽤 됩니다.


위에서 이야기 한 부채비율 개선을 통해 신용등급을 올려서 금리를 낮추든,


아니면 차입금 원금상환을 만기 상환으로 조건변경을 해서 자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유럽이나 동아시아 수출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제가 이 기업의 CFO라면 이런 식으로 다시 재무구조를 짤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사실 주류업계, 특히 전통주 업계는 심사하기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한계가 분명하고 내수에서 경쟁자들도 많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평주조는 그들 나름의 스토리를 잘 써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좋은 퍼포먼스를 유지하기를 바라며.


마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