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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고니파더
Oct 24. 2024
그건 니 생각이고 (Feat. 케이뱅크 IPO 불발)
케이뱅크, 업비트, 인터넷 은행에 대한 이야기
카카오뱅크에 이은 두 번째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의 IPO가 허무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IPO 재도전 물거품' 케이뱅크, 상장 내년으로 연기… 수요예측 참패 | Save Internet 뉴데일리 (newdaily.co.kr)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공모가격 선정을 하는 데 있어서 인터넷 은행의 대장격인 카카오뱅크의 최근 주가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추정해 봅니다.
카카오뱅크 리파이낸싱을 심사했던 담당 심사역으로서 케이뱅크의 상장은 카카오뱅크보다 더 어려웠을 겁니다.
카뱅의 Peer는 외국계 핀테크 회사가 대부분이었고 이들을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했었죠.
설득 논리가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터무니없긴 했지만 그때는 그게 가능한 시대였음.
왜냐하면 당시에는 아무도 인터넷 은행이 은행의 범주인지, IT 회사의 범주인지 알지 못했거든요.
지금은 다릅니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겁니다.
아무리 많은 Peer의 PBR, PER를 가져다 둬도 카카오뱅크 주식 가격을 무시하고서 투자자를 설득한다?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물론 카뱅이 똥볼을 차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이 재차 불발된 것에 대한 책임은 케이뱅크에 있을 겁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때문에 우리까지 영향을 받았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결코 좋은 대처 방안이 아닙니다.
만약 같은 산업 범주에 있는 토스가 제대로 IPO에 성공한다면 그 후폭풍은 꽤나 크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사실 케이뱅크의 경쟁력은 인터넷 은행중에서도 그동안 꽤나 애매모호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한 편리한 접근성을 강조한 카카오뱅크와,
핀테크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조건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토스 사이에서,
케이뱅크만의 전략이라는 것은 그저 'KT의 자금 창고'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이들의 접근 방식이 매우 '은행스러웠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봅니다.
단순한 금리 싸움과 자금 예치 전략.
그리고 수수료 비즈니스를 위해 남들 따라 하는 신용카드 소개나 보험 포트폴리오 전략은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또 자본 확충도 지지부진하면서 제때 영업을 하지 못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결국 첫 번째 인가 인터넷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뇌리에서 제대로 된 포지셔닝이 될 리 없었죠.
그렇게 잊히는 듯했는데 갑자기 가상자산의 힘을 받아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업비트와 케이뱅크의 제휴가 바로 그것.
결과적으로 당시의 사업 연관 전략은 기가 막혔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거기에 몰빵하고 Next Step이 보이지 않았어요.
솔직히 지금까지도 업비트를 빼면 케이뱅크만의 전략이라는 것이 뭐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몸값 5조' 케이뱅크, 업비트 의존도는 과제 - 녹색경제신문 (greened.kr)
다만 안타까운 것은 케이뱅크가 가지고 있는 숨겨진 힘입니다.
계열사로 통신사 괴물인 KT가 있습니다. 또한 BC카드도 있죠.
시너지를 내기 충분한 상황인데 따로 노는 느낌이랄까?
안타깝고 아쉬운 점입니다.
사업 다각화 전략이라는 것은 물론 케이뱅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실 국내 인터넷 은행 3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주제이긴 하죠.
바로 지금이 새로운 전략을 생각하고 실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과거 인터넷 은행은 편리성 하나로 시작했고 무점포 영업을 통한 낮은 영업경비율로 금리 경쟁력을 가져갔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 은행의 급속한 성장이 있었다고들 하는데, 사실 시중은행 담보 대출을 빼오는 것에 불과했다고 봅니다.
이제 시간은 지났고 거래 은행 갈아탈 사람들은 다 옮겼습니다.
거기다 정부의 규제로 손쉬운 담보대출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
그나마 가상자산 활황으로 연계 영업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한 풀 꺾인 느낌.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라고 생각해요.
'업비트 자금으로 인한 뱅크런 우려에 그럴 리 없다'
,
'가상자산에 의존도를 줄이겠다',
'카카오뱅크의 주식 가격과 케이뱅크의 공모가격은 다르다'
라고 주장하는데,
그건 말 그대로 '네 생각일 뿐이고'라고 시장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업비트 의존도 53%→17%…뱅크런 없어"
지금이라도 케이뱅크만의 전략을 찾아서 다시 한번 상장이 되기를 바라며.
인터넷 은행의 Big fan의 입장에서 드리는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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