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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니파더 Nov 02. 2024

GP VS LP (Feat. 블라인드 펀드)

직접투자, 간접투자, 운용보고서, 심사보고서

보험사에 있다 보니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 투자 케이스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정보 접근성이 제한적인 해외 투자나 신규 상품에 대한 투자, 투입 대비 산출 효과가 크지 않은 (?) 지분 투자에 있어서 간접 투자가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양새입니다.


(위에서 지분투자에 투입 대비 산출효과가 크지 않다는 말은 단기적 시각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주로 형식은 CLO라든가, 국내외 벤처캐피탈에 대한 지분 출자 등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사실 그런 식의 접근 방식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최근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간접투자 대부분은 아래와 같은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은데, 고객 돈이 낭비되는 것 같아서 마음 한편이 좀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1. 글로벌 명망 있는 GP 들과 미팅을 갖는다


2. 그들의 과거 Track Record에 감탄


3. 자금을 쏜다


4. GP들이 제공해 주는 해외 교육 (이라 쓰고 혜택성 해외 출장이라 해석함)에 참석한다


5. 실적이 고꾸라져도 '간접투자는 단순히 수익률에 움직이면 안 된다'라고 말한다


6.  최종 손실이 난다. 하지만 관리 수수료는 꼬박꼬박 납부한다.


7. 결과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8. 관련 투자에서 배우는 교훈이라는 것이 회사에 남지 않는다


9. 다른 GP들을 기웃거린다


10. 1~9번을 반복한다


아무리 심사에 공을 들였다고 하더라도 투자나 여신이라는 것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분석이 잘되어 있어도 운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 영역이라는 이야기.


또한 단기적인 성과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 기준 투자 자금을 운용하는 주체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1. 고객의 돈 (투자를 받아 운영하는)에 손실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


2. 본인들 투자에 대한 결과로부터 전해지는 '교훈'을 얻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핵심은 간접 투자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위에서 이야기 한 1번과 2번을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겁니다.


1번은 LP 투자자이기 때문에, 부채 만기가 긴 운영주체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손실 지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면 일부 해소가 되긴 합니다.


문제는 2번입니다.


본인들의 입맛에 가공된 운용보고서를 가지고 판단을 하는 LP들은 GP들에게 말 그대로 '호구'일뿐입니다.


제대로 된 성과로 보여준다면 왜 GP들이 그 많은 해외연수 기회들을 LP들에게 제공하겠습니까?


GP들로부터 제공받는 여러 해외 세미나 초청장을 보면 아래와 같은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돈 받아서 투자했는데 실적이 안 나왔다. 대신 네트워킹 데이 만들었으니까 이번에 미국으로, 혹은 유럽으로 초대할게. 즐겁게 즐기다 가~'

CLO, CMBS, PEF 출자 등 그것이 뭐든 간에 투자 이후에 월별, 분기별, 연도별 운용보고서를 요청할 권리가 LP에게는 있습니다.


GP가 작성한 운용보고서를 보고 단 하나의 질문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심사부서, 혹은 사후관리부서에 전달하는 프런트를 본 적도 있죠.


'왜 우리가 계산하고 있는 수익률과 운용보고서의 수익률이 다른 건지',


혹은


'연체율이 20%가량 증가했는데 해당 연체율 계산이 남아 있는 자산 대비 연체율을 의미하는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프런트에게 했더니 돌아오는 답이 가관이더군요.


'잠시만요. GP 쪽에 물어보고 다시 전달하겠습니다.'


이러면 LP는 말 그대로 GP의 호구일 뿐.


정말 매력적인 GP는 LP에게 과거 Track Record를 제시하며 '우리가 이 정도야!'라고 자랑하는 곳이 아니죠.


진짜 GP는 말 그대로 숫자로 (수익률) 보여주는 곳.


또한 LP의 질문과 의구심에 객관화된 데이터를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곳이 진짜 신뢰할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요?


직접투자 세계에서만 굴러왔던 저에게 최근의 블라인드 투자는 판단의 혼란함을 가중시킵니다.


제대로 된 간접투자 프로세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못난 아버지 새마을금고'…M캐피탈 둘러싼 초유의 GP-LP 갈등은 < 정책/금융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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