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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니파더 Nov 07. 2024

싸게 빌려오기 (Feat. 조달 코스트)

저원가성예금의 힘

최근 업체 미팅 자리에서 카드사 가맹점 결제대금 관련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삼성카드였는데 가맹점에 넣어주는 결제대금을 타 카드사와 다르게 하루 전날 은행 계좌로 입금해 주는 관행 (?)을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는 것.

 

(하루치 이자를 포기하는 대가로 낮은 대출금리를 금융기관에 요청)


이것은 해당 가맹점 결제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무엇보다 큰 이익이 되는데 관련해서 자세히 설명해 봅니다.


삼성카드의 가맹점 결제대금 입금액이 5,000억이라고 하면 하루만큼의 이자수익이 은행에 생기게 됩니다.


해당 자금을 받아 하루짜리 정기예금에 넣어둔다고 가정해 보죠.


5,000억 X 2.0% X 1일 / 365일 = 27백만 원의 수익이 그대로 찍히게 됩니다.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발생하는 수익이죠.  


은행들이 왜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카드 결제계좌 대금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사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부분은 효율적 자산운용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낮은 조달비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금융산업이 발전할수록 리스크 관리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과정에서 높은 운용수익률만 추구하는 전략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됩니다.


수익이 높으면서 낮은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결국 은행을 중심으로 많은 금융기관들이 그들의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데요.


최근 트렌드는 바로 낮은 조달비용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메인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정기예금이나 저축성보험과 같은 정형화된 자금조달 방법을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고객은 바보가 아니죠.


예금자 보호가 되는 선에서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곳에 자금을 예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금조달 코스트를 낮추자고 금리를 낮게 제시해 봤자 마케팅이 전혀 안되게 됩니다.


결국 고객에게 티 내지 않으면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바로 아래 기사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뱅이 쏘아올린 모임통장···시중은행도 '속속' 가세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모임통장 같은 수신계좌들은 개설의 목적이 금리가 아니기 때문에, 편의성만 잘 갖춰져 있다면 자금이 쉽게 모이게 됩니다.


여기서 화제를 전환해서 수익성 넘사벽인 카카오뱅크를 볼까요?


주택담보대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플랫폼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핵심은 바로 시중은행을 능가하는 저원가성 예금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원가성 예금' 끄떡없는 카카오뱅크, 3분기 순이익 21.2%↑ < 금융/핀테크 < 금융·증권 < 기사본문 - 블로터 (bloter.net)


'높은 편리성이 낮은 금리라는 약점을 커버한다'


카뱅의 핵심전략이 바로 이겁니다.


암튼 인터넷은행들의 진격 앞에 시중에 있는 은행들 역시 눈먼 돈이라고 불리는 저원가성 예금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조달비용 절약을 통한 수익성 확대 목적인 것이죠.


항상 심사업무를 프런트 영업과 연계해 생각하던 저에게 이 주제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는데요.


왜냐하면 심사라는 파트가 거래상대방에게 자금을 지원해 주는 위치에 있다 보니,


'저원가성 예금을 심사를 통해서 끌어오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했던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예전 인터뷰에서 캐치한 '저원가성, 입출금 예금 확보' 아이디어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나중에 영업점장이나 혹은 승진해서 관련부서 Head가 되면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은행을 나오면서 실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되었네요.    


저 말고 능력 있는 좋은 분 만나라는 의미에서 관련된 내용을 여기에 제시해 봅니다.


그럼 시작!~


1. 전기공사를 대규모로 시행하는 OO업체를 3년 전 방문했습니다.


2. 삼성전자 평택공장 같은 대형 공사 현장에 들어가는 전선, 전기 공사를 도맡아 하는 곳이었죠.


3. 참고로 이런 공사는 발주처가 삼성전자이기 때문에 작은 업체는 수주받지 못합니다.


4. 그런데 이 공사를 수주한 OO업체도 전국에 관련된 공사가 매우 많기 때문에 본인들이 직접 공사를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2차로 하도급을 준거죠.


5.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공사업체 혹은 건설업체들이 하도급 업체 대금을 떼먹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5년간 하도급법 위반 10건 중 9건은 '대금 미지급' | 연합뉴스 (yna.co.kr)


6. 그러자 정부는 하도급지킴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는데요. 간단히 말하면 정부 주도 관급공사에서는 발주처가 하도급 업체 돈을 떼먹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준 돈이 하도급업체에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됩니다.


 하도급지킴이 > (g2b.go.kr)


7. 떼먹는 것이 걸리는 순간, 그 업체는 관급공사에 앞으로 참여할 수 없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잘 따르게 됩니다.


8. 문제는 민간공사입니다. 민간공사의 경우 하도급지킴이 사용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공사대금을 못 받는 사례가 발생하게 되죠.


9. 그러자 나온 것이 노무비 닷컴이라는 민간 사이트입니다.


쉽게 말하면 민간공사의 하도급지킴이 버전이라고 보면 되는데,


삼성전자 같은 기업의 경우에는 도급업체가 다른 소리 못하도록 이 시스템에 강제로 가입하게 조치합니다.


OO업체도 당연히 해당 사이트에 가입을 해서 노무비를 지급받게 됩니다.


하나은행-나이스디앤알, 건설현장 공사대금·임금체불 방지 환경 구축 나서 - 케미컬뉴스 (chemicalnews.co.kr)


여기서부터가 키 포인트.


10. 이 시스템의 자금 흐름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삼성전자가 시행한 공사대금을 1차 도급업체에 송금 (에스크로 계좌) → 공사대금은 일반 공사비와 노무비로 구분 입금됨 → 해당 계좌는 도급업체 것이지만 삼성전자 동의가 없으면 자금 인출이 불가 → 노무비를 못 받은 공사장 인부들이 삼성전자에 와서 항의할 것이 두려운 원청업체는 노무비를 먼저 지급했는지를 보고 일반 공사대금 인출 승인을 내려줌 → 노무비 지급 확인 후 일반 공사대금 인출


11. 대략적으로 설명했지만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복잡한 절차는 장기간의 처리기간과 일치한다고도 볼 수 있죠.


결국 급여일에 월급 제 때 못 받는 인부들의 항의를 의식해서 원청에서는 이러한 자금 집행을 미리 해주게 됩니다. 도급업체가 서류 처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죠.


여기에 체크포인트가 있습니다.

 

원청업체가 보내주는 공사대금 총액에서 노무비를 제외한 순수공사비가 계좌에 머무르는 시간이 보통 5~7 영업일인 점을 감안했을 때,


해당자금 계좌를 금융기관이 유치한다면?


혹은


공사장 인부들의 노무비 계좌도 유치할 수 있다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저원가성 예금 유치 문제도 해결하고 개인 유효고객 확보도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이런 부분들은 높으신 임원분들이 마케팅해줘야 합니다.


건설업체나 1차 도급업체, 그리고 노무비 닷컴을 운영하는 나이스디앤비 쪽에 가서이야기를 해줘서 거래를 틀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눈먼 돈을 장기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지 않을까요?


오늘은 금융기관 입장에서 눈먼 돈이라고 불리는 저원가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마케팅에 해당되는 글이라 어떤 반응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심사도 영업도 결국에는 하나의 조직 안에 있는 부문입니다.


양쪽 부서의 협업이 잘 이루어질 때,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가 잘 채택이 되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결과는 생각보다 달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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