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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에 대한 투자심사
탄약 생산, 수주산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by
고니파더
Nov 23. 2024
조선업, 건설업과 더불어 대표적인 수주산업인 방산업 리서치를 최근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새롭게 얻게 된 인사이트에 대해 정리할 겸 글을 남기기로 합니다.
첫머리에도 이야기했듯이 방산업은 대표적 수주산업입니다.
그런데 발주처가 국가라는 점이 조선업, 건설업과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죠.
중간에 계약이 파기될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수익성인데 정부 예산으로 수익과 비용처리가 다 되는 만큼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없는 구조입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국내의 경우 발주처가 국가임을 감안했을 때, 높은 수익을 남긴다 하면 곧바로 방위 예산을 깍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업체 죽으라고 저마진 정책만을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에서는
'방산원가제도'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직접원가 (DM, DL, OH) 포함한 제조원가 전부를 파악한 뒤, 해당 총원가에 7~9% 정도의 마진을 남겨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9% 정도라는 수치만 보면 일면 높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하청업체에 남겨주는 수익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감안하면 그리 높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의 지속 가능성은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수익 마진이 끊임없이 나오는 구조
라는 걸 감안할 때,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죠.
Debt Side 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구조이지 않나 싶습니다.
수익성 관련해서 추가로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해외매출 부분입니다.
국내와 다르게 해외 수출인 경우, 마진 제약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수익성을 생각한다면 해외 수출 비중이 많은 업체일수록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직관적으로 국내 매출은 저수익, 해외 매출은 고수익이라는 공식으로 접근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말.
이와 관련 K-방산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관련 기사 첨부합니다.
한국 방산업체 대만과 일본에 수출 가능성, 블룸버그 "아시아 공급망에 균형" (businesspost.co.kr)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국가들도 많은데
'왜 하필 우리나라를 무기 수출국으로 선택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갑자기 들더군요.
핵심은 가성비와 호환성
에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가성비입니다.
첨단 무기체계를 진즉에 갖춘 미국의 경우, 기술 수준은 매우 높지만 반대로 가성비가 극악이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High Value 상품만을 생산하는 형국이죠.
폴란드가 최근에 우리나라의 방산제품을 무더기로 받아들인 이유도 결국은 미국보다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이 더 나아서가 아니라,
같은 품질이면 다홍치마라고 아무래도 싼 가격으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무기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 어필했다고 합니다.
KAI, 폴란드 수출로 지난해 역대급 실적 예상… 올해도 맑음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 (newsis.com)
두 번째로는 호환성인데요.
일본과 러시아의 무기 수준도 나름 훌륭합니다만, 이들 국가의 무기들은 미국 무기와 호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단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방산업에서 이 호환성이라는 것이 무시를 못한다고 하는데, 날이 갈수록 해당 가치가 중요한 Factor로 자리 잡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현대전은 단독 무기 사용보다 육. 해. 공 통합무기체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 부품 수급 문제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호환성은 '도입 무기의 지속가능한 사용'을 전제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 됩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역시나 관련 기사 아래에 첨부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G-Military]동유럽 NATO국가들, 왜 한국산 무기에 열광하는가 (g-enews.com)
세 번째로
국산 방산업이 세계에 어필 가능한 사유
인데요.
이건 방산업의 근본적인 특성인
높은 진입장벽
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각 나라 간 긴장관계 완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무기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줄여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산업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산업이죠.
우리나라의 경우는 분단국가라서 어쩔 수 없이 해당 산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게 최근에는 제대로 먹힌 모양새입니다.
더군다나 미국 제품은 비싸고, 일본 제품은 호환이 안되고, 러시아 제품은 자기 나라 방어하는데 쓰느라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북한 제품을 구입해서 쓰자니 미국의 대외제재가 두렵죠.
마지막 대체적인 선택지가 그나마 이스라엘인데 이 나라 또한 무기를 수출하는 나라에서 수입국으로 변신 중입니다.
하마스와 전쟁을 선포하면서 오히려 무기가 부족한 실정이죠.
이 기회가 한국 방산업에는 제대로 먹혀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이렇게 보니 Macro Issue에 정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인 것 같네요.
참고로 방산업체라고 하면 대기업 같은 큰 업체들만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1/2차 하청업체 중에서 접근 가능성 곳들이 꽤 됩니다.
잘 찾아보면 기회가 분명히 있습니다.
보통 이런 업체들은 산업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으니 그쪽을 한번 쑥 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네요.
만약 제가 프런트나 영업점 지점장이라면 '국제방산전시회'에 참여하는 기업들 대상으로 사전 재무분석을 해서, Credit Line을 제시할 것 같습니다. (힌트)
마지막으로 방산 관련 업체들 (중소 및 중견기업) 재무분석을 할 때 특히 주의해서 볼 계정 과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정부보조금
: 연구개발 예산으로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함. 심지어 관련 인건비를 정부지원금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음.
2.
선수금
: 1,2차 밴더들의 경우 상위 업체들로부터 받는 선수금의 규모가 많아서 부채비율이 높게 잡힐 수 있으나, 향후 매출로 인식되는 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제외하고 부채비율을 재산정할 필요가 있음.
3.
개발비
: 정부보조금 외에 실제 연구개발비나 연구비의 비용성 항목이 무형자산으로 변신 (?)하여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는 착시 효과를 낼 수 있음.
실제 개발비로 계상하게 된 근거가 있는지 (특허권)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함.
위 계정과목과 연결해서 이상한 징후들은 없는지 추가적으로 분석해 보면, 더 나은 기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번외로
방산업체를 투자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최근 들어 추가로 주목해야 하는 점이 바로
ESG 테마와 배치될 수 있다는 점
인데요.
아무래도 사람을 살상하는 무기를 제작하는 산업이니, 'ESG에 걸리는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저의 걱정을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실제 외국계 일부 PE에서는 ESG 관련 이슈 때문에 해당 회사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지 않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희와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었던 셈이죠.)
따라서 해당 회사에 대한 투자나 여신을 검토하는 입장에서는, 내부 ESG 가이드라인을 잘 체크하셔서 투자 결정을 진행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신규 산업을 다루어 봤습니다.
해당 산업을 영위하시는 분들에게도, 해당 업체 대상으로 마케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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