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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는 괜찮을까?

이사장님과 금융 전문가

by 고니파더

재작년부터 시끄러웠던 상호금융권의 대표주자, 새마을금고의 이사장 선출과 관련된 최근 기사입니다.


[단독]새마을금고 PF부실 상처 큰데…이사장 후보 30%만 금융인 | 서울경제


기사에서 보면 이사장 후보 중 30% 정도만 전문 금융인 출신이라고 하네요.


그마저도 실제 금융기관 근무 기간이나 실제 업무 경험을 걸러내면 30%에도 못 미친다는 이야기라니...


직업에 귀천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래 기사를 읽다 보니 정말 소름이 돋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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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작년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 자산은 약 290조 ~ 300조 수준입니다.


23년 기준 1,300개 정도 되는 새마을금고수로 나누면 개별 금고당 2,300억 정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오죠.


다시 세분화 해서 계산합니다.


새마을금고법에 의해 예금자가 보호되는 한도인 5,000만원 이하의 예금 고객들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하나의 금고당 일반적으로 460명의 고객 자산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 460명이나 되는 자산을 맡아서 운용하는 곳의 대표격인 이사장이 금융과 전혀 관련없는 일을 해 온 사람이라면, '과연 피같은 여러분의 돈을 그런 비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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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등으로 시장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 사모펀드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지는 않습니다.


재밌는 것은 기사에서 '금융계에서는 개인사업을 영위하거나 다른 직종 출신들이 이사장을 맡으면 심사 위주가 아닌 새로운 접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저의 눈길을 끈 것은 위에서 이야기 한 '금융계'입니다.


제 기준 해석으로는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보는데, 금융계 사람들 입장에서는 비전문가인 이사장들이 사뭇 고마웠을 겁니다.


딜 하나 가지고 가면 심사역처럼 까다롭거나 깐깐하게 굴지 않고 '금융계' 사람들이 말하는 그대로를 믿어주는, 일명 '금융 호구'들이었기 때문이죠. (개인적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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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의도 금융계 사람들이 가져다 준 IM 자료만 믿었던 새마을금고 '새로운 접근'의 결과는 아래에 같습니다.


새마을금고 'PF 부실'에 문 닫는 곳 급증 | 서울경제


솔직히 이건 비단 새마을금고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역농수협을 비롯한 상호금융권 전반의 문제라고 볼 수 있죠.


(물론 모든 상호금융기관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메이저 은행 직원보다 월등한 업무능력을 보유한 상호금융권 직원도 있죠.)


핵심은 금융기관에서 일한다면 "최소한의 전문성"은 갖추자는 것.


그것이 학력이든, 자격증이든, 업무 경험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말이죠.


남의 돈을 운영한다는 사람들이 '기본'은 되어 있어야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지 않을까요?


요새 금융계 취준생들도 신용분석사, 투자자산운용사 정도는 이미 다 가지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노력해라'라는 말을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은 되는 금융인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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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P.S


제대로 배우려면 실수를 제대로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실수란 자신감 있는 실수다.


자신감 있는 실수가 허용되지 않고 미지근한 시도나 혹은 그 시도조차 없는 상태에서 사람들에게 이른바 정답이 주어지면 어떻게 될까?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고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려는 활력이 사라지게 된다.

-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 김경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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