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레버리지배율
롯데카드가 팩토링 채권 연체로 충당금을 약 400억 가까이 쌓을 거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연체 금액이 작지도 않거니와 문제 되고 있는 것은 해당 연체 기사가 나오기 전 대규모 채권을 발행했다는 점입니다.
채권 발행 주관사들은 관련 내용을 몰랐다고 하는데, '그게 자랑이냐?'라고 되묻고 싶네요.

사실이라면 주관사들의 실사가 엉망이었다는 반증이고, 그게 아니라면 알고도 감췄으니 문제는 더 커질 듯 합니다.
롯데카드 채권 주관한 한투·메리츠證 "거액 연체 몰랐다" < 정책/금융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사실 예전부터 롯데카드의 공격적인 영업형태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카드회사 업계 분석 글에서도 한번 다뤘는데요.
아래 글 참고하시길.
그간 회사는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을 지속적으로 늘려오고 있었고, 카드론을 비롯한 대출서비스 자산의 증가세도 심상치 않았죠.
그러다보니 단기간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도 문제가 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업계 경쟁력이 치열해지고 성장 동력이 점점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수익성 발굴은 일면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다만 예전부터 계속 생각해 왔던 건 바로 '이렇게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이 든다는 겁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무리한 드라이브는 기업가치를 깎아먹는,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는 것.
[금융권 M&A 전망] '매각 재시동' 롯데카드, 쉽지 않은 인수자 찾기 - 딜사이트
또한 여러 카드사 중에서도 가장 신종자본증권을 적극적으로 발행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입니다.
롯데카드, 5년간 멈췄던 신종자본증권 '또' 찍는 까닭
신평사 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24년말 기준 약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높아진 레버리지배율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는데 문제는 높은 금리라고 봅니다.
글을 작성하는 오늘 기준 롯데카드 5년물 발행금리가 약 3.452%,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는 5.5% 수준.
자본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반대 급부로 연 200bp 이상 금융비용이 추가로 나가는 점은 역시나 부담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6,000억의 신종자본증권에 200bp를 가산하면, 연간 120억 정도의 금융비용이 발생하는데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적인 금융비용 120억 + 금번 사고난 금액 관련 충당금 400억이니, 약 600억 가까운 돈이 사라졌습니다.

참고로 23년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3,700억 수준이었습니다.
고로 이번 손실액은 순이익의 20% 정도를 차지한다고 봅니다.
아쉬운 부분.
...
위 내용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롯데카드는 계속 안 좋은 선택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경영성과도 좋지 않습니다.
스폰서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매각이 쉽지 않은 딜로 빠지는 모양새.
왜 이런 구조를 짰는지 사모펀드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겠지요.
다만 너무 나갔습니다.
금융당국의 레버리지배수를 거의 터치할 정도라니...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듯 한 모습은 보기 좋지 않네요.
좋은 회사인데 홈플러스의 사례처럼 MBK의 또다른 흑역사로 남게 되는 건 아닌지 문득 걱정이 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P.S. 그나저나 3조원이나 주고 인수할 만한 곳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라면 신종자본증권을 해결하고 오고, 매각 금액을 조정해서 오라고 말할 듯.